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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11 19:18 수정 : 2015.03.11 20:59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한 ‘인권연합’ 활동가 아델라이다 김

아델라이다 김. 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인권활동가가 한국을 찾았다. ‘우즈베키스탄인권연합’(인권연합)의 활동가 아델라이다 김(64·사진)이다. 사할린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다시 우즈베키스탄까지 쫓겨간 조상을 둔 카레이스키(고려인)다.

정의와 평화를 지키고자 헌신한 지학순 주교의 뜻을 기리기 위한 ‘지학순정의평화상’의 올해 수상 단체 대표로 참석한 그는 고국의 환대에도 또다른 고국, 우즈베키스탄의 현실에 아파했다. 인권연합의 대표인 엘레나 우를라예바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로 참석하지 못해 회원인 그가 대신 온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소련 치하에서부터 목화농장을 직영하면서 매년 가을 수확철에 중·고교 학생들을 동원해 축사 같은 캠프에서 합숙시키며 석달 가까이 목화 수확 할당량을 채우도록 강제노역을 시키고 있다.”

인권연합은 이런 아동학대 실태를 조사해 전세계에 알려왔다. ‘우즈베키스탄의 광주학살 사건’으로 불리는 안디잔 사건 직후인 2006년 우를라예바를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로,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권력을 장악한 카리모프 정권의 철권통치에 맞서 투쟁해왔다. 비밀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조직을 동원해 언론·출판·집회·결사를 억압하고 있지만, 이들은 안디잔의 희생자들을 공개적으로 추모하고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2007년 정부청사 앞에서 10명의 여성들이 우즈베키스탄에선 불가능한 일을 시작했다. 모이기만 하면 머리끄덩이가 끌려가는 살벌한 상황에서 피켓시위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활동가들은 당국이 동원한 용역들에게 구타당하거나 구금됐다. 특히 대표 우를라예바는 정신병동에 감금되고, 강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물을 투약당했다. 아델라이다 김은 건축설계사로 일하다 2007년부터 인권연합에 투신했다. 그는 매달 80달러의 연금만 받으며 인권 법률 자문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피켓시위 때문에 25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벌금 납부를 거부해 무려 3년간 연금 지급 정지를 당한 상태다. 50명의 활동가 대부분이 비슷한 핍박을 겪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목화 구매를 보류하거나 거부함으로써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압박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고국인 한국 기업들은 전혀 동참을 하지 않아 안타깝다.”

그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현지에서 가장 큰 방직공장을 운영중이고 면 펄프로 지폐를 제조하는 공기업 조폐공사도 진출해 있다고 덧붙였다.

명동 거리를 활보하는 한국 청소년들을 부러움의 눈으로 본 그는 “지금도 공부해야 할 시간에 목화밭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우즈베키스탄의 청소년들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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