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1.19 09:16
수정 : 2015.01.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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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후(현지시각) 마닐라만 인근 리잘공원에서 집전한 미사에 최대 700만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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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경찰 “요한 바오로 2세때보다 많아”
프란치스코 “약자 위해 슬퍼하는 법 배워야”
필리핀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최대 700만명의 군중이 운집한 현지 미사에서 소외 어린이 등 약자에 대한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마닐라만 인근 리잘공원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전한 야외 미사를 통해 이같이 호소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미사 강론에서 어린이들을 죄와 악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이들이 희망을 잃고 거리로 나서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죄와 악에 유혹당하거나 순간의 쾌락과 천박한 유희로 가득찬 말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당부도 곁들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노란색 우의 차림으로 필리핀의 서민 교통수단인 ‘지프니’를 타고 운집한 군중의 환영을 받으며 행사장에 입장했다.
닷새간의 교황 방문 일정 중 마지막 행사인 이날 야외 미사에는 특히 사상 최대규모인 약 600만∼700만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은 당국을 인용,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를 마친 이날 오후 5시30분을 기준으로 이같은 군중이 몰렸다고 전했다.
필리핀 경찰 역시 비슷한 규모의 군중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바티칸 대변인 페레디코 롬바르디 신부는 필리핀 대통령실이 이날 교황 미사에 최대 700만명에 이르는 군중이 참가했음을 전해왔다면서 수많은 인파로 보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많은 군중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1995년 필리핀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같은 장소에서 집전한 미사에 몰린 약 500만명이었다.
이에 앞서 교황은 이날 오전 마닐라의 산토 토머스대학에서도 소외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약 20만명이 참석한 ‘청소년과의 대화’에서 국제사회에 헐벗고 굶주린 수백만 유랑아들의 고통을 깨닫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신이 죄없는 어린이들이 버려지고 마약, 성매매로 거리에 내몰리는 이유를 묻는 한 소녀의 질문에 “우리가 울 수 있을 때에 겨우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살기 힘들고 버려진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지만 도움이 필요없는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슬픔 자체를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슬퍼하는 법을 배웠는가”라고 물으며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교황은 또 남성들이 여성들의 의견에 더 많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남성 우월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할 말이 많은 여성들에게 그럴 여지가 허용되지 않지만 “여성들은 우리와 다른 각도와 시각으로 사물을 볼 수 있고, 남성이 이해하지 못하는 의문점을 제기할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교황은 지난 17일 태풍 피해지역인 중부 타클로반 지역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교황은 당시 “로마에 있을 때 이곳에 와야 한다고 생각해 여러분을 만나러 이곳에 왔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 가운데 일부는 (태풍 참사에) 가족 일부를 잃는 등 끊임없이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이재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레이테 섬의 주도인 타클로반에서는 2013년 11월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315㎞에 이르는 태풍 ‘하이옌’으로 6200여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당시 태풍으로 타클로반과 주변지역에서 모두 73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0만여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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