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2.31 19:43
수정 : 2014.12.3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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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색구조청 직원들이 31일 자바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QZ8501편 탑승자의 주검을 보르네오섬 팡칼란분 공항에서 옮기고 있다. 팡칼란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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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파탐지기로 수심 30m서 찾아
승무원 등 주검 4구 추가 수습
잠수부 배치 수색작업 속도 내
추락 원인 ‘실속’ 가능성에 무게
한국인 일가족 3명을 포함한 승객과 승무원 162명을 태우고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가다 추락한 에어아시아 QZ8501편의 동체로 보이는 물체가 31일 자바해 해저에서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수색구조청은 이날 자국 해군이 음파탐지기(소나)로 자바해의 수심 24~30m 해저에 에어아시아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뒤집어진 채 있는 모습을 탐지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전했다. 탐지 지점은 전날 에어아시아기 잔해와 탑승자 추정 주검이 발견된 곳에서 3.2~3.5㎞ 떨어진 곳이다. 잔해와 탑승자 추정 주검이 발견된 곳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팡칼란분 남서쪽 160㎞ 지점이었으며, 에어아시아기가 자바해에서 실종된 28일 레이더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에서 10㎞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인도네시아가 중심이 된 수색팀은 31일 주검 4구를 추가로 수습했다고 현지 신문 <콤파스> 등이 전했다. 헨리 밤방 술리스툐 인도네시아 수색구조청장은 “추가로 수습된 주검 중 1구는 승무원 유니폼을 입은 여성이며, 2구는 남성의 주검”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명조끼를 입은 주검 1구도 발견했다고 수색구조청은 밝혔다. 전날 수색팀은 항공기 비상구와 구명조끼, 온전한 모습의 여행가방, 주검 3구 등을 수습했다. 수색팀은 31일 주검과 비행기 잔해가 나온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집중하고 잠수부도 배치했다. 하지만 31일 수색 지점에 2~6m의 파도가 일고 바람이 강해 잠수부들이 해저 작업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에어아시아기 추락이 확인된 30일 “유가족들이 겪은 일들에 대해 사과드린다.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 책임과 지원 범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에어아시아기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실속’(失速·날개 표면의 공기 흐름이 속도를 잃고 흐트러져 비행기가 바람을 타지 못하고 추락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콴타스항공 소속 조종사(조종 경력 25년)는 <로이터>에 “에어아시아기가 마지막으로 레이더에 포착된 지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잔해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비행기가 나쁜 날씨 때문에 실속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치 중 일부가 얼어버려 조종사가 비행 상황을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했던 에어프랑스 AF447편의 사고 원인도 속도측정관이 고장나고 자동항법장치가 해제되면서 실속한 것이었는데, 에어아시아기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 빠졌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에어아시아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야 알 수 있다. 잔해는 비교적 일찍 발견됐지만 블랙박스 수거작업에는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 대서양에 추락했던 에어프랑스기도 블랙박스 수거에 2년가량이 걸렸다.
한편, 에어아시아그룹 소속인 에어아시아 제스트 항공기 한대가 30일 159명을 태운 채 필리핀 중부 칼리보공항에 착륙하다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비행기 바퀴 3개가 진흙탕에 빠져버렸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칼리보공항은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로 들어가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항이다. 말레이시아에 본부를 둔 에어아시아그룹은 아시아 각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자바해에서 추락한 에어아시아기는 인도네시아 자회사 소속이고 활주로 이탈 사고가 난 에어아시아 제스트기는 필리핀 자회사 소속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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