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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2.29 20:11 수정 : 2014.12.29 20:11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

“이것은 악몽이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토니 페르난데스(50·사진) 에어아시아 회장은 28일 QZ8501편 여객기가 실종된 뒤 트위터에 이런 심정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인도계 아버지와 포르투갈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 1987년 런던정경대를 졸업했다. 졸업 뒤 잠시 영국 버진애틀랜틱항공에서 일한 그는 항공업계의 풍운아로 불리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애틀랜틱항공 회장을 벤치마킹한 듯한 행적을 보여왔다. 말레이시아로 돌아와 워너뮤직에 입사해 음악계를 거친 것이나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것, 에어아시아 항공기를 붉은 색으로 칠한 것도 브랜슨 회장과 흡사하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워너뮤직 말레이시아법인에서 최연소 전무이사가 된 뒤 동남아 담당 부사장까지 승진한 페르난데스는 멈추지 않았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적자에 허덕이던 말레이시아 공기업 소유의 에어아시아를 4000만링깃(약 126억원)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단돈 1링깃(약 315원)에 인수했다. 당시 회사는 보잉 737-300 두 대가 전부였다. 그는 저축한 돈을 모두 털고 집까지 담보로 잡혔다.

도박은 성공했다. 9·11 테러 이후 항공업계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항공기 임대료는 40%나 떨어졌고, 다른 항공사들의 정리해고로 경력자 채용이 쉬웠다. 그는 동아시아 각국의 현지 회사와 협력해 자회사를 설립했다. 1링깃에 인수한 무명 항공사는 10여년 만에 시가총액 60억링깃(1조8000억원)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로 거듭났다. 현재 보유한 A320 여객기만 160여대에 이르고, 전세계 120여개국에 취항해 매년 3000만명의 승객을 태우고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자 자신이 좋아하는 포뮬러원 레이싱팀과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퀸즈파크레인저스를 사들였다.

페르난데스의 성공 비결로는 단순함과 과감함이 꼽힌다. 첫 국제선 취항 때 많은 이들이 말레이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간 노선을 권했지만 그는 과감하게 영국 런던으로 가는 노선을 택했다. 그는 “비용면에서 우리를 따라올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자신해왔다. 이번 여객기 실종 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그가 어떻게 위기를 탈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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