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진압 작전 끝에 인질범을 비롯해 3명이 숨지고 막을 내린 인질극 뒤 16일 오전 사건 현장인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중심가 마틴 광장의 린트 초콜릿 카페 근처에서 한 무슬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시드니/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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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중 범인 등 3명 사망·4명 부상
인질범은 이란 출신 난민 모니스
각종 범죄 연루…IS 연관성 불투명
‘IS 표방’ 테러 늘어날 가능성
1993년 1월25일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중앙정보국(CIA) 정문 앞에서 파키스탄 청년 미르 아이말 카시(당시 29살)가 차량을 향해 AK-47 소총을 난사했다. 출근중이던 중앙정보국 직원 1명이 죽고 3명이 부상했다. 현장에서 도주한 카시는 다음날 예약해둔 비행기표로 파키스탄으로 도주했다. 한달 뒤인 2월26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굉음이 일었다. 파키스탄 청년 람지 유세프(당시 31살)가 픽업트럭에 실은 폭탄을 터뜨려, 6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다쳤다.
카시와 유세프는 모두 개인적 차원에서 테러를 저질렀다. 이른바 ‘외로운 늑대형’ 이슬람주의 테러의 시초였다. 특히 유세프의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는 8년 뒤 9·11 테러의 원형이 됐다. 유세프의 삼촌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가 여기서 영감을 받아 9·11 테러로 발전시켰다.
그 뒤 서방 국가들에서 일어난 많은 테러는 ‘외로운 늑대형’이었다. 외부의 이슬람주의 무장단체와의 연계가 없이 개인적으로 기획해 저지르는 이런 형태의 테러는 정보·수사기관들이 미리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5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시드니 중심가의 카페에서 벌어진 인질극은 외로운 늑대형 테러가 전방위적으로 파생·분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징후다. 16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인질극은 경찰의 진압 작전 와중에 범인 만 하론 모니스(50)와 인질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당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인질극의 범인 하론 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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