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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2.14 14:01 수정 : 2014.12.14 14:55

스리라스미, 왕실이 부여한 ‘성’ 반납하고 왕족 지위 내놓아
왕세자 부부 이혼도 사실상 확정…정국 불안 요소가 될 수도

타이의 왕세자 마하 와치라롱껀(오른쪽)과 왕세자비 스리라스미(가운데). AP 연합뉴스
타이 왕세자비가 친인척 비리 때문에 왕족 지위를 내놓았다. 왕실이 정치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타이에서 정국 불안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타이 현지 신문 <네이션>은 타이 왕실이 왕세자비인 스리라스미(43)에게 부여된 성인 ‘아크라뽕쁘리차’를 지난 주말 반납받았다고 14일 보도했다. 앞서 마하 와치라롱껀(62) 왕세자는 왕세자비의 친인척들이 경찰 간부가 연루된 뇌물 수수와 밀수 등 대규모 비리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자신의 부인에게 부여된 왕실 성을 반납받아줄 것을 왕실에 요청했다. 이 비리 사건에는 아크라뽕쁘리차 성을 쓰는 이들이 적어도 3명 연루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승인한 왕실 문서에 왕세자 부부가 이혼한다는 말은 없으나, <아에프페> 통신은 타이 현지 신문인 <데일리 뉴스>를 인용해 왕세자 부부의 이혼도 확정됐다고 전했다.

스리라스미 왕세자비는 와치라롱껀 왕세자의 세번째 부인이다. 와치라롱껀 왕세자는 왕실 사람과 1977년 첫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혼했으며, 둘 사이에는 딸만 있었다. 이후 배우 출신 여성과 결혼해 아들을 뒀으나, 두번째 부인이 1996년 아이들을 데리고 영국에 가버리면서 파경을 맞았다. 와치라롱껀 왕세자는 2001년 평민 출신인 스리라스미와 결혼했으며, 둘 사이에는 9살된 아들이 있다. 와치라롱껀 왕세자가 왕위를 이어받는다면 스리라스미 왕세자비와 사이에 낳은 아들이 왕세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재위하고 있는 푸미폰 국왕은 87살의 고령이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다. 지난 5일 자신의 87번째 생일에도 원래는 국민들 앞에 나타날 예정이었으나, 의사의 권유에 따라 행사를 취소했다. 푸미폰 국왕은 타이 국민에게 거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왕세자의 인기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이 있다.

빠윈 차차왈뽕뿐 교토대 동남아시아연구소 부교수는 <아에프페> 통신에 “(왕세자비의 왕실 지위 반납 승인 성명은) 타이 왕국의 미래에 불확실성과 불안을 증폭 시킬 것”이라며 “(영향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푸미폰 국왕한테 아들은 와치라롱껀 왕세자 뿐이다. 미혼인 마하 시린톤(59) 공주도 왕위 계승권은 갖고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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