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10 20:38
수정 : 2014.11.10 22:16
미 대통령 5년만에 방중
재균형정책 ‘군사·경제’ 두 축 추진
미-중관계 재설정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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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워터 큐브’에서 개최되는 갈라 만찬에 참석해 전체 기념촬영을 마친후 퇴장하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하고 있다. 베이징/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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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년 만에 처음으로 10일 중국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아시아 순방길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미국의 아시아 정책의 큰 틀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순방에선 미-중 관계의 재설정, 북핵 해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등의 진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미얀마·오스트레일리아 3개국을 방문하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등 다자회의는 물론 한-미, 미-중, 미-일 등 아시아 주요국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소화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3년 전 천명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전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실행이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최우선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에 티피피 협상 참가 11개국과의 정상회의를 협상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군사 중심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군사·경제 두 축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미-중 관계의 재설정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 서니랜즈에서 ‘신형대국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합의했으나 그 이후 두 나라 관계는 매우 불안정해졌다. 미·중은 11일 비공식 만찬으로 두 정상의 친밀도를 높이고, 12일에는 공식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북한 핵 문제는 북한이 8일 미국인 억류자 2명을 전격 석방한 것을 계기로 미-중 간에 새로운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한과 미국인 석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북한 핵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을 때 우리도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기존 태도를 재확인했다.
11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뿐 아니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합의 이후 한-미 군사공조 등 대북 정책 전반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 막바지에 이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에 대한 양국의 최종 조율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이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2명을 석방한 것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포기를 위한 양국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서도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차단을 위한 미국 쪽의 협력 등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미·중·일 등이 주도하는 동북아 정세 변화를 비롯해 북핵 문제 해법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한-미 공조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워싱턴 베이징/박현 특파원, 석진환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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