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03 13:25
수정 : 2014.11.0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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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가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이티(aT)센터에서 열려 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가 직업교육을 받은 이들이 만든 로봇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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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합격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영어 잘하고 수학 못해, 성적 좋지만 합격수준 아냐
로봇군의 도쿄대 입학은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
일본에선 로봇의 인공지능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도쿄대학 합격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인 ‘도(東)로보군’에게 전국 단위로 시행되는 모의시험을 치르게 해 도쿄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2011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일본의 국립정보학연구소 등은 2일 도로보군이 올 가을에 전국 단위로 치러진 모의시험을 보게 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치러진 1차 실험보다 성적이 크게 올랐지만 여전히 도쿄대 합격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시험은 학생들이 치른 실제 문제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 입력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올해 실험에서 도로보군은 영어, 국어, 수학 2과목, 세계사, 일본사, 물리 등 7과목의 시험을 봐 900점 만점에 386점을 받았다. 일본 대학입시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편차치는 47.2점으로 지난해 45.1점보다 다소 오른 게 눈길을 끈다.
흥미로운 것은 도로보군이 영어의 빈칸에 들어갈 말 등의 문제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예상외로 수학에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간이라면 직관적으로 의미를 알 수 있는 그래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영어는 전국 평균(93.1점)보다 높은 95점을 받았지만 수학1A에선 전국 평균(47.1점)보다 한참 낮은 40점을 얻는데 그쳤다.
흥미로운 것은 공식적인 7개 과목과 별도로 치러진 정치경제의 시험 결과였다. <아사히신문>는 3일 “도로보군은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했다. 교과서에는 자세히 가르치지 않는 다수결, 과반수 등의 상식이나 사회정의에 대한 개념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라이 노리코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분명히 하는 게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인간과 기계가 협력이 가능할지를 밝히는 게 일본 경제성장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로보군의 성적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일본 최고 대학인 도쿄대 입학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전국 581개 사립대 가운데 80%에 이르는 472개 대학에선 합격 가능성이 80%이상이라는 ‘A판정’을 받았다. 또 영어나 국어의 점수가 좋아 계산에 강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 달리 이과가 아닌 문과 지향성을 보였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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