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9.22 15:17
수정 : 2014.09.22 15:17
대학생들 오늘 휴교 시위
이주도 심각하게 고려
홍콩 시민 5명 가운데 1명은 홍콩의 정치적 미래를 비관해 이주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중문대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15살 이상 1006명의 홍콩 시민들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 설문 결과 “응답자의 21.2%가 홍콩의 정치적 미래를 비관해 장래에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중문대는 “홍콩의 향후 정치적 전망을 낙관 정도에 따라 0~10까지 수치화해 응답자들의 평균치를 내봤더니 지수가 4.22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조사 담당자들은 “홍콩 사회에 정치적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비관론은 지난달 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017년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입후보자를 친중국계 선거인단(1200명으로 구성)의 과반 지지를 얻은 인사로 제한한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응답자의 53.7%는 “홍콩 입법회(홍콩 의회)가 전인대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야한다”고 답했다.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은 29.3%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6.3%는 중국 중앙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공민저항’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해, 직접적인 항의 집회 참여에는 소극적인 정서를 나타냈다. 홍콩 금융중심가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센트럴을 점령하라’ 쪽은 결집력 확보라는 녹록잖은 과제를 안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홍콩 대학생 수천여명은 전인대 결정에 반발해 22일부터 일주일 동안 수업거부 운동에 나섰다. 홍콩 대학 교수와 교직원 400여명은 21일 성명을 내어 “중앙 정부가 홍콩 정치개혁에 대한 약속을 어겼다. 학생들이 외롭게 투쟁하도록 내버려둬선 안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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