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8.08 22:12
수정 : 2014.08.08 22:12
10일 미얀마서 아세안지역포럼 개막
왕이부장 “대일 한·중 입장은 정당”
윤장관 “한국 마약사범 사형 유감”
오는 10일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양자 회담을 열고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중국의 한국인 마약사범 사형 집행 등을 논의했다. 또 9일엔 한·일 외교장관이 11개월 만에 만나기로 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얘기를 나눴다. 일본의 역사 문제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입장은 완전히 정당하다”며 “우리들은 동북아 지역이 장기간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 중국 당국이 지난 6일과 7일 한국인 마약사범 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것에 대해 왕이 부장에게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중국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게 됐다”며 한국 쪽에 이해를 당부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윤 장관은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평화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 북한이 도발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에 비해 왕이 부장은 “긴장된 정세를 완화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공동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날 한·중 외교수장의 만남은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9일)보다 하루 먼저 만나는 모양새여서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미-일 정상회담보다 먼저 만난 바 있다.
한편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9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윤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이 만나는 것은 지난해 9월 유엔에서 양자 회담을 한 뒤 11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일은 양국관계 악화의 원인이 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 북-일 교섭 등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이번 포럼 기간에 만찬자리 등에서 어떤 식으로든 국제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자기간에 만나는 짧은 조우를 고려하면 심도 깊은 현안을 얘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네피도(미얀마)/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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