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8.06 20:01
수정 : 2014.08.06 22:13
베트남전 이후 최고위급 전사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곽에 자리한 군사훈련소에서 5일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미군 장성이 숨지고 적어도 15명이 다쳤다. 미군 장성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것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70년대 이후 처음이다.
<에이피>(AP) 통신은 6일 “아프간군 정복 차림의 괴한이 카불 외곽의 카르가 지역에 자리한 ‘파힘 원수 기념 국방대학’에 딸린 장교훈련소를 방문한 다국적군 지휘부를 향해 총기를 난사해 미군 장성이 숨졌다”며 “이 사건으로 독일군 장성 1명과 아프간군 장성 2명 등도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미군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자히르 아지미 아프간군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다국적군 시찰단이 훈련상황 참관을 위해 지나가는 사이 부근 건물 안에 숨어있던 군복 차림의 테러범이 바깥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고 밝혔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범인은 사건 현장에서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미군 장성은 올해 말로 예정된 철군을 준비하기 위해 구성된 연합안보이양사령부(CSTC) 부사령관인 해롤드 그린(55) 육군 소장으로 확인됐다. 미군 기관지 <성조>는 “공학도 출신으로 1980년 소위로 임관한 그린 소장은 재료공학 박사 학위 소지자로 군사기술 연구·개발과 병참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라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 5월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렘브란트 세실 로빈슨 해군 제독이 숨진 이후 미군 장성이 전투현장에서 전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이번 사건이 최근 주춤했던 이른바 ‘그린 온 블루’(초록색 군복을 입은 아프간군이 청색 군복을 입은 다국적군을 공격하는 일)라는 점에 주목했다. 2012년 2월 미군 병사들이 코란(꾸란) 소각 사건을 벌인 이후 그해에만 모두 38차례나 벌어진 ‘그린 온 블루’로 미국을 포함한 다국적군 53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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