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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02 20:14 수정 : 2014.07.02 21:17

(왼쪽부터)조코 위도도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이달 9일 대선
‘철권통치’ 수하르토 사위 프라보워
이미지 변신 성공 지지율 끌어올려
현 집권세력 지지로 상승세 굳혀
“막판 부동층 표심에 큰 영향”

편파방송·흑색선전도 한몫
조코 “자발적 지지자 움직인다”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통치했던 수하르토의 사위 프라보워 수비안토(63)가 1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7월9일)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까? 얼마 전까지 소탈하고 개혁적인 이미지의 조코 위도도(조코위·53) 자카르타 주지사가 열풍을 일으키며 앞서가던 인도네시아 대선 판세가 프라보워를 중심으로 보수파가 결집하면서 안갯속에 빠졌다.

1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현 대통령이 속한 집권 민주당이 프라보워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대선 후보 중 어느 한쪽도 지지하지 않은 유일한 정당이었다. 요하네스 술라이만 인도네시아 국방대학 강사는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프라보워 지지 선언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동층을 프라보워 쪽으로 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여론조사 기관 ‘시에스아이에스’(CSIS) 조사에서,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 소속인 프라보워의 지지율은 28.3%로 투쟁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코위(54.3%)의 절반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실시된 ‘인도 바로미터’의 조사 결과를 보면, 프라보워 지지율은 42.6%로 급등해 조코위(46%)와 3.4%포인트 차로 접전 양상이다. 지난주 발표된 ‘인도네시아 서베이 인스티튜트’ 조사에서는 프라보워 지지율이 51.2%로 조코위(48.8%)를 앞서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프라보워가 독재자인 수하르토 가문의 일원이라는 이미지에서 이제는 성공적인 사업가이자 정치가의 이미지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프라보워는 수하르토 정권 시절에 인도네시아 군의 핵심 부대인 코스트라드(전략예비대) 사령관까지 지냈으나, 수하르토 정권이 몰락한 1998년 민주화 운동가 9명 납치를 주도하다 해임됐다. 당시 그의 해임을 결정한 군 장성 중 한명이 유도요노 현 대통령이다. 프라보워는 수하르토 정권 몰락 뒤 해외로 도피했다 귀국해 야자유 사업 등으로 거부가 됐다. 프라보워의 재산은 약 1억6000만달러(약 1612억원)로 가구 사업가 출신인 조코위(2500만달러·약 252억원)보다 월등하게 많다.

구세대 정치인 이미지에 인권 탄압 논란까지 있는 프라보워가 선거가 다가올수록 힘을 받는 이유로는 그의 선거운동이 매우 조직적이고 이슬람 정당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인구로 따지면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판세를 가르는 주요 요소다. 프라보워는 최근 자바섬을 방문했는데, 이슬람 정당 관계자들은 프라보워를 “무슬림의 전쟁 사령관”이라고 소개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는 보도했다.

조코위는 최근 주춤한 상태다. 조코위는 프라보워와는 달리 당의 전폭적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조코위가 중국계 기독교인이라는 루머도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주요 텔레비전 방송들이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을 만큼 프라보워에 편파적인 방송을 하는 것도 조코위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조코위는 30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자금과 조직력에서 부족하지만 나의 지지자들이 자원봉사자로 바닥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부동층이 아직 20%다. 사람들에게 투표장에 가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1일 <채널뉴스아시아>는 조코위가 “여론조사 결과는 다양하다. 내게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가서 내가 거대 담론과 겉치레만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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