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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5.11 20:50 수정 : 2014.05.11 22:41

영유권 분쟁 ‘파라셀군도’ 인근서
중 석유시추에 베트남 경비선 충돌
양국 외교전 가열…아세안도 가세

중국의 남중국해 석유 시추를 둘러싼 베트남과 중국 사이의 해상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베트남 곳곳에선 중국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양국은 7일에 이어 9일에도 각각 수십척씩 선박을 동원해 바다에서 맞붙었다. 베트남 해안경비대 초계정이 중국의 석유시추 설비 설치를 저지하려 접근하자, 시추 장비를 둘러싸고 있던 중국 선박들이 대응에 나섰다. 9일 충돌로 베트남 해안경비대원 3명이 다쳐, 이번 사태로 인한 베트남 쪽 부상자가 9명으로 늘었다고 베트남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양국 선박은 3~7일에도 해상에서 맞붙어 베트남 해안경비대원 6명이 부상했다. 양쪽은 서로 상대편이 먼저 배를 들이받았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번 충돌은 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 이름 시사군도, 베트남 이름 호앙사) 인근 해역으로 중국이 이달 초 축구장 크기의 심해 석유시추 설비를 이동시키면서 빚어졌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중하이유전은 10억달러짜리 이 시추 설비를 지키려 선박 80여척과 항공기, 헬리콥터까지 동원했다. 베트남은 즉각 “이 지역은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있다”며, 해군 함정과 해안경비대 초계정 등 29척을 급파해 저지에 나섰다. 중국이 분쟁지역에서 석유 시추를 강행한 것은 이례적으로 강경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베트남, 필리핀 등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한 중대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양국은 거듭된 충돌에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응오응옥투 베트남 연안경비대 부사령관은 8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작전을 수행할 태세가 돼 있다”며 대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 변경해양사무사 이셴량 부국장은 같은 날 “베트남의 작업 방해 행위에 부득이 현장 안보역량을 강화해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베트남에선 중국의 시추 작업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중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노이에선 11일 500여명이 중국대사관 주변에 모여 시추 장비 철수를 요구했고, 호찌민에선 이틀째 반중 시위가 이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양국 외교전도 가열되고 있다. 베트남은 10일 끝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무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 충돌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담은 공동성명 채택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아세안 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되받았다.

중국은 1974년 베트남과의 전투 끝에 남중국해 파라셀군도를 장악했다. 인근 스프래틀리군도(난사군도)를 두고는 필리핀, 말레이시아와 영유권을 다투고 있다. 남중국해의 대규모 천연자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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