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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1.19 20:19 수정 : 2014.01.19 22:23

한국대사관서 불과 550m 거리
자살폭탄 터진뒤 무장괴한 총 난사
유엔직원 등 외국인 13명 숨져

17일 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중심가 ‘와지르 악바르 칸’ 지구의 한 식당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국제통화기금(IMF) 소장을 비롯한 외국인 13명과 아프간 현지인 8명이 숨졌다. 외국 대사관들이 몰려 있고 부유한 아프간인들이 사는 이 지역은 치안이 양호한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다. 한국 대사관도 테러 지점에서 550m가량 떨어져 있다. 테러가 일어난 레바논 식당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철문이 달려 있고 보안검색을 거쳐야만 출입할 수 있다고 한다.

<알자지라>는 이날 저녁 식당 정문에서 자살폭탄이 터졌으며, 무장 괴한 2명이 혼란을 틈타 식당으로 들어와 총을 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엔 레바논 출신인 와델 압달라 국제통화기금 아프간 소장을 비롯해 유엔 직원 3명, 영국 노동당 소속의 유럽의회 선거 후보자, 유럽연합(EU) 경찰임무단 소속 덴마크 여성 등이 포함돼 있다.

탈레반은 이후 성명을 내어 “이 식당은 지위 높은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데다 술을 팔기 때문에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공격은 15일 카불 북쪽에서 나토군 공습으로 아프간 민간인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로 아프간에 거주하는 외국인 안전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아프간은 미군이 군복을 입고 돌아다닐 정도로 안전한 곳이었으나, 2009년 무렵 미국 달러가 아프간 지역경제에 대거 투입돼 외국인들이 몰려들었고 이들의 난폭운전과 공공연한 음주 등이 아프간인들의 공분을 자아냈다고 짚었다. 반면 탈레반은 나토군 철수 계획이 확정되자 세력을 규합해왔다. 오는 4월 대선에서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이 선출될 경우 탈레반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영국 <비비시>(BBC)는 탈레반이 나토군 철수 뒤 권력을 재장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1996년 탈레반의 카불 점령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번 사건은 2014년 나토군 철수 이후 미군의 주둔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의 테러를 비난하면서도, 그동안 나토군이 민간인 희생자를 낸 사실도 지적하며 ‘미군 잔류론’에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아프간 안정을 위해 미군 일부가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미 정부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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