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군, 눈 가리고 발가벗겨져 개들과 맞서는 훈련

호주군 병사들은 적군에 잡혔을 때 고문에 저항하기 위한 훈련의 하나로 눈을 가리고 발가벗겨진 채 사나운 개들의 위협 속에서 최고 3시간까지 버티는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호주군의 고강도 훈련계획이 정부 최고위층의 승인이 떨어짐에 따라 포로에 관한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지 않는 적들의 위협이 점증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보강되고 있다며 그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로버트 힐 국방장관은 의회에서 답변을 통해 골드 코스트 부근에 있는 국방정보훈련센터에서 실시되는 모의심문 훈련 과정에서 심문자들이 훈련 대상자들에게 신체적, 성적학대 위협을 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확인했다.

힐 장관은 "훈련 책임자가 승인을 하면 고급 심문저항 훈련(RTI)시 재갈을 물리고 끈에 묶인 군견들이 사용될 수 있으며 훈련 대상자들은 발가벗겨지는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그대로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로들에 대한 군견 사용 문제는 지난 해 이라크 아부 그레이브 감옥에서 미군들이 이라크 포로들에게 위협가할 때 개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세계인들의 많은 분노를 샀을 뿐 아니라 관련 미군들이 모두 사법 처리되는 등 커다란 인도적 문제로 비화됐었다.

호주 국방부는 이라크에 파병된 호주군 병사들이 이미 그 같은 고강도 심문 저항 훈련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하지만 이라크 등지에 파견되는 일부 문관들이 심문 저항 훈련을 받은 사실은 있다고 확인했다.

힐 장관은 훈련 대상자들은 훈련 기간의 대부분을 눈을 가리고 발가벗겨진 채 최고 3시간 까지 버티는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대상자들은 몸수색을 위해 발가벗겨질 수 있는데 그런 일은 고급 심문저항 훈련 과정에서만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호주 국방부는 내달 190명의 공군특수부대와 일반부대 병사들을 새로 파견하게 될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과 같은 전쟁지역에서 포로로 잡힌 호주군의 고문 위협 상황 등을 고려해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심문교본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의 한 대변인은 적군 심문자들이 제네바협약을 준수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