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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8 16:28 수정 : 2020.01.09 02:12

7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열린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장례식에 추모객들이 모여 있다.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은 지난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함께 사망했다. 바스라 AP/연합뉴스

새벽 1시45분~2시15분 총 22발 미사일 발사
2발은 폭발 ‘실패’, 이라크군 전황 브리핑
반격 개시 1시20분, 솔레이마니 죽은 시각 똑같아

7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열린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의 장례식에 추모객들이 모여 있다.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은 지난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함께 사망했다. 바스라 AP/연합뉴스

미군에 맞선 이란의 보복공격 작전명은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보복공격 감행 시각도 솔레이마니 피습에 정확히 맞췄다. ‘눈에는 눈’으로 비례적으로 맞대응하는 이슬람의 전통적 ‘키사스’식 보복으로, 다만 이란이 어느 수준의 보복을 그의 죽음에 ‘비례’하는 것으로 보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8일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2곳에 대한 보복 공격 직후 이란 국영텔레비전은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부대가 감행한 미사일 보복 공격은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된 작전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격이 있은지 몇시간 뒤에 이라크군은 ‘전황’ 브리핑에서 이날 새벽 1시 45분에서 2시 15분 사이에 총 22발의 미사일이 아인 알 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17발은 아인 알 아사드 기지에, 5발은 에르빌 기지에 떨어졌다. 아사드 기지로 날아든 미사일 중 2발은 투하된 직후 폭발에 실패했다고 이라크군은 덧붙였다.

이란이 공격 대상으로 선별한 안바르 서부지역에 있는 아인 알 아사드 공군기지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 본부기지가 있는 곳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2월 성탄절에 방문해 미군을 격려했던 곳이다. 미군과 연합군 1500명가량이 주둔하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 축출을 내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미군이 주둔해왔다. 이라크 북부 에르빌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 자이툰 부대(이라크 평화재건사단)가 파병·주둔했던 지역으로, 이라크·시리아를 무대로 한 미군 및 연합군의 이슬람국가(IS) 격퇴활동 거점이기도 하다. 이란은 이날 솔레이마니의 고향 케르만에서 시신 안장을 위한 장례식을 치르려 했지만, 추모 군중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60여명이 죽는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장례 절차를 일단 중지한 뒤 대미 보복전을 감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반격 개시 시각(새벽 1시20분)을 솔레이마니가 죽은 시각에 정확히 맞춘 것을 두고 이슬람 경전인 쿠란의 형벌원칙 ‘키사스’ 방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키사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로, 부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게 공격당한 만큼만 정확히 되돌려 복수한다는 ‘비례 대응’ 원칙이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암살 뒤 줄곧 ‘비례적 대응’을 경고해 왔다. 키사스는 서방에 대한 이란의 외교·협상정책 원리인 셈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불균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훨씬 큰 보복으로 갚아주겠다고 경고해온 것과 상반된다. 다만 솔레이마니가 이란의 정치·군사에서 제2인자로 추앙됐던 인물인 만큼 이란이 과연 어느 수준의 보복을 그의 죽음에 ‘비례’하는 것으로 여기는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알려져온 사이드 잘릴리 전 핵협상 이란대표는 이날 보복 공격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런 언급 없이 이란 국기 사진을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암살 뒤 성조기 사진 하나만 트위터에 올렸던 것을 흉내내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국영텔레비전은 보복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모두 괜찮다”고 한 것을 두고 “막대한 피해 실상을 감추려는 의도”라고 맞받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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