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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9 15:02 수정 : 2019.10.30 02:43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가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을 점령한 뒤 알누리 사원에서 연설하던 모습. AP 연합뉴스

시리아민주군 요원이 바그다디 주변 잠입
안전보좌관 되어 속옷 등 신원정보 빼내

쿠르드 쪽 “정보원이 은신처로 미군 안내”
“바그다디 동서가 핵심 역할” 주장도 나와

유해는 오사마 빈라덴처럼 바다에 수장돼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가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을 점령한 뒤 알누리 사원에서 연설하던 모습. AP 연합뉴스

미군에 쫓기다 자폭한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는 그의 속옷으로 신원이 확인돼 추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디의 측근이 전향해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에 대한 공격 작전이 이뤄졌다고 시리아민주군 쪽이 주장했다.

바그다디 추적 작전에 참여한 시리아 쿠르드족 쪽은 자신들이 바그다디의 측근 그룹에 정보원을 잠입시켜 속옷을 훔치게 한 뒤 이를 근거로 그의 신원을 확인해 미군을 은신처로 안내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28일 보도했다.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은 북부 시리아의 은신처에 있는 바그다디를 추적하는 데 자신들이 주요 역할을 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바그다디는 이 은신처에서 터키 쪽의 접경 지역으로 도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민주군의 고위 관료인 폴랫 캔은 트위터에서 “5월15일부터 우리는 미국 중앙정보국과 함께 바그다디를 추적하고 면밀히 관찰하는 데 협력했다”며 “우리 정보원 중의 하나가 바그다디가 은신한 집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그다디는 아주 자주 거처를 옮겼다”며 “그는 (터키 접경 지역인) 제라블루스의 새로운 장소로 옮기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그다디에 접근할 수 있었던 우리 정보원은 그의 속옷을 가져와 디엔에이(DNA) 검사를 했고, 문제의 그 인물이 바그다디 본인임을 100% 확신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이슬람국가 미디어 조직 푸르깐이 바그다디의 건재를 과시하며 공개했던 영상. <한겨레> 자료사진

시리아민주군은 또 트럼프의 미군 철수 발표로 작전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폴랫 캔은 “1개월여 전에 바그다디를 제거하려는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미군의 철군과 터키의 침공으로 우리는 바그다디 추적 등 특수작전을 연기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보원은 협력자들을 파견하고, 공수 낙하지점을 특정하는 등 그 작전에 참여해 최후까지 작전이 성공하도록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마즈룸 코바니 시리아민주군 사령관도 이날 미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시리아민주군의 스파이가 바그다디의 수행단에 잠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엔비시>(NBC)에 미군이 바그다디 은신처를 급습할 때 시리아민주군 요원이 거기에 있었고, 그는 바그다디의 안전보좌관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코바니 사령관은 바그다디의 안전보좌관이던 그가 바그다디를 배신한 것은 복수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디의 초기 추적 과정에는 그의 동서가 핵심적으로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라크 정보관리들에 따르면, 바그다디의 동서인 무함마드 알리 사지드 조바이는 이라크 정보당국을 이라크-시리아 접경지대 사막의 한 터널로 안내해, 그곳에서 바그다디와 관련된 무기와 약상자, 종교서적 등의 물품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추적 작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조바이 이외에도 바그다디의 부인 중 한명과 조카였다. 이 세명은 당국에 협조해 중앙정보국이 모집한 이라크인 및 시리아 쿠르드인들을 지난 9월초 바그다디가 은신한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의 제벨 드루즈 인근으로 안내했다. 바그다디는 그 지역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고, 몇 군데의 집들을 정기적으로 옮겨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마크 밀러 미군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리아민주군의 역할과 관련해 “시리아민주군에게 일어났거나, 일어나지 않았을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바그다디 은신처에 대한 공수작전과 병력투입은 전적으로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했던 것이라고만 밝혔다.

바그다디의 유해는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밀러 의장은 “바그다디의 유해는 안전시설로 옮겨져 디엔에이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고, 유해 처리는 완전히 끝났으며, 적절히 다뤄졌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한 관리는 바그다디의 유해가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바다에 수장됐다고 확인했다.

지난 2011년 미군에 의해 추적당해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유해도 아라비아해의 바다에 수장됐다. 빈라덴이나 바그다디의 유해를 묻은 묘지를 만든다면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바그다디 추적 작전 현장에서는 두 명이 생포돼 현재 구금 중이라고 국방부 관리는 밝혔다.

한편, 밀러 의장은 바그다디가 자폭하기 직전에 동굴에서 미군의 추적을 피하며 “훌쩍이고 울부짖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밀러 의장은 “대통령은 특공대원들과 직접 얘기할 계획이 있었다”며 “나는 그 얘기의 출처가 무엇인지를 모르나, 특공대와 직접 얘기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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