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5 17:54
수정 : 2019.10.25 18:02
|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사진 오른쪽)가 손을 치켜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
아비 에티오피아 총리, ‘퇴진 반정부 시위’ 벌어져
23일부터 시작된 시위 충돌로 최소 16명 사망
아비 총리와 경쟁·갈등 자와르 쪽이 시위 주도
|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사진 오른쪽)가 손을 치켜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비 아머드 알리(43) 에티오피아 총리가 상을 수상한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자국 안에서 거센 반정부 퇴진 시위에 직면했다. 23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시위대와 경비대의 충돌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국제앰네스티 쪽은 보고했다.
25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에서 폭력 시위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국제앰네스티 연구원이 밝혔다. 피세하 테클 앰네스티 연구원은 이 통신에 “지금까지 우리가 확인한 것만 16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새로운 사망자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실제 사망자는 이 보다 더 많을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번 시위는 아비 총리와 경쟁·갈등해온 자와르 모하메드(33)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아비 퇴진 시위로, 계속 격화될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23일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튿날 인근 도시들로 번졌다.
오로모족 인권운동가이자 독립언론 오로모미디어네트워크(OMN)의 창업주인 모하메드는 미국 시민권자로, 전임 정권에서 테러리스트로 규정됐다가 신임 아비총리의 입국금지 해제 조처로 작년에 에티오피아에 돌아왔다. 그동안 아비 총리와 모하메드는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으나 아비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받고 난 뒤인 지난 22일부터 갑자기 틀어지고 말았다. 이날 아비 총리가 에티오피아 의회에서 모하메드를 겨냥해 “익명의 언론 소유주가 인종적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둘의 관계는 악화 상태에 들어섰다. 앞서 모하메드는 같은 오로모족인 아비 총리 집권 이후, 오로모족 언어를 에티오피아 정부의 실무 언어로 인정하자고 주장하는 등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아비 총리가 22일 의회에서 발언한 다음날, 모하메드가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한밤중에 집으로 찾아와 경비 인원을 해산하라고 명령했다”고 폭로하면서 그의 지지자를 주축으로 시위가 시작됐다. 모하메드의 집 근처로 몰려든 지지자들은 “아비 퇴진”을 외치며 아비 총리의 저서를 불태우는 등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아비 총리는 작년 4월 총리 취임 이후 국가 비상사태를 종식하고 수천명의 정치범을 석방했으며, 20여년간 영토분쟁을 겪어온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 평화협정 공동선언을 이끌어낸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