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7 16:25
수정 : 2019.10.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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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이 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랍 걸프 국가들과 불가침 조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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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유엔서 미국·걸프국과 논의했다”
‘공동의 적’ 이란에 맞설 전략적 이해 부합
이란 학자 “공공연한 비밀…이란엔 더 좋아”
“이스라엘의 희망사항일 뿐” 싸늘한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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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이 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아랍 걸프 국가들과 불가침 조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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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주변 아랍 국가들과 불가침조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화협정까지 염두에 둔 구상이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 분쟁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양쪽의 갈등과 대결이 종식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5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근 나는 미국의 지원 아래, 아랍 걸프 국가들과 불가침 조약을 맺는 정치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역사적 조처는 평화협정 체결 이전까지 분쟁을 끝내고 민간 협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츠 외교장관은 구체적인 계획안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이런 계획을 아랍권 외교장관들과 (미국의)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 특사에게 제시했다”고 덧붙여, 당사자 간 논의가 진행 중임을 내비쳤다.
그는 앞서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 참석했을 당시에도 “중동의 현실은 (역내의) 모든 나라들에 협력과 경제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런 협력이, 우리가 이집트·요르단과 했던 것처럼, 이스라엘과 아랍 걸프 국가들 간 평화로 이어질 것”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현재 아랍연맹 22개국 중 이집트와 요르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나라는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하며 건국한 이래 지금까지 아랍 영토인 팔레스타인을 강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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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가 사우디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제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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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외교 장관이 ‘이스라엘-아랍 협력’ 구상을 열흘 새 잇따라 언급함에 따라, 관련 계획이 실현될지에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양쪽의 불가침조약은 이스라엘이 건국 이래 아랍권의 ‘공공의 적’이자 ‘사면초가’인 현실을 단숨에 뒤집고 평화 담론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슬람 주류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이란-시리아-레바논을 잇는 이슬람 반미 ‘시아 벨트’를 고립시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이는 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다. 이란과 대립각을 세운 미국도 반길 일이다.
이런 구상이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2009년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 전문에 따르면, 당시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걸프 아랍 국가들이 이란과의 대립에서 이스라엘에 의존할 수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마법을 부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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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스라엘 북부의 한 아랍인 마을에서 주민들이 팔레스타인기를 흔들며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아랍인 살해와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움 알파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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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츠 외교장관의 발언에 대한 아랍권과 미국의 반응은 즉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모하마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미국학)는 <알자지라> 방송에 “이스라엘,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수년간 은밀히 협력해온 동맹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란이 이런 점을 지적할 때마다 그들은 부인했지만, 최근 몇년 새 더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은 이란을 돕는 거다.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교제하는 정권은 자기 이미지를 심각하게 해치므로, 이런 일이 공개될수록 (이란에) 더 좋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판 ‘이이제이’ 구상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영국 런던정경대 중동센터의 이안 블랙 선임연구원은 “아랍과 무슬림 세계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감정적 성격이 큰 만큼,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이) 공동의 적을 두고 있지만 평화협정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걸프 국가들의 피로감을 기회로 활용하려 그들의 희망 사항을 부풀리고 있다”며,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는 복잡하고, 그들 자신이 분열돼 있으며, 오랜 평화 방안도 교착 상태”라고 짚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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