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9 19:37
수정 : 2019.09.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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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8일 잘랄라바드에 설치된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한 표 행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잘랄라바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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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아프가니스탄 전역서 대선 투표
탈레반 공격·행정 미비로 투표 지연돼
최종 결과는 11월7일 이후에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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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8일 잘랄라바드에 설치된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한 표 행사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잘랄라바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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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28일 치러졌으나 20% 내외의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 선거 결과도 3주 뒤인 10월17일 이후에 예비 발표가 나오고, 최종 발표는 11월7일 이후에나 나온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선거의 정통성을 인정받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날 아프간 전역 4942개 투표센터에서 대선 투표가 실시됐으나, 투표자는 약 200만명, 투표율은 20% 정도로 낮다고 한 정부 관리가 29일 비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14년 대선에서 약 700만명이 투표한 것에 비하면, 투표율이 대폭 떨어진 것이다. 이날 투표는 탈레반의 테러 공격 우려와 투표 행정 미비로 현저히 낮은 투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런 낮은 투표율은 예상 이상이다. 아프간에는 약 967만명의 등록 유권자가 있으며 이 중 35%가 여성이다.
이번 대선에는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과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 등 12명이 출마했다. 가니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날 투표에서 51%를 득표한 후보자가 없으면, 상위 2명 후보자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가니 대통령은 낮은 투표율 때문에 51%를 득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나, 이 경우 선거 결과의 정통성이 제기될 게 분명하다.
이날 투표에서 가장 우려되던 탈레반의 테러 공격은 치안이 강화돼 상대적으로 적게 보고됐으나, 국방부는 68차례의 테러 공격으로 2명의 경찰관과 1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아프간 정부의 독립선거위원회는 투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투표 시간은 투표소 개관 등이 지연되면서 전국적으로 2시간이나 연장되기도 했다. 또 4942개 투표센터 중 901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연락이 두절돼 실제 투표는 4041개 투표센터에서 이뤄졌다. 특히 유권자들에게 사진을 요구하는 투표 절차 때문에 여성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외국군 철수 등을 놓고 평화협상을 벌여왔던 탈레반은 현 정부를 괴뢰정권이라고 규정하고는 이번 대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미국과의 평화협상이 타결된 뒤에 아프간 정부와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탈레반으로서는 이번 대선을 통해 집권하는 아프간 정부의 정통성을 최대한 흠집을 내야만 협상에 유리한 고지에 선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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