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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18 10:13 수정 : 2019.09.18 22:20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 개표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총리와 청백당의 베니 간츠(오른쪽) 대표

총선 개표 91% 기준 리쿠드당 2위
청백당 1석 앞선 32석…박빙 우세

아랍 강경책 일관 네타냐후와 달리
창백당 대표, 이-팔 평화협상 찬성

네타냐후는 아랍계 정당 배제
‘시온주의 정부’ 구성 밝히며 ‘승부수’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 개표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리쿠드당의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총리와 청백당의 베니 간츠(오른쪽) 대표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91%가 개표된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69) 총리가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10년 이상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로 재임하며 팔레스타인과 이란 등에 대한 강경책으로 중동 정세를 격화시켜온 네타냐후가 낙마하면 중동 정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오후 3시30분 현재(한국시각 밤 9시30분) 91% 개표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리쿠드당은 31석을 확보해, 중도 성향 청백당의 32석에 1석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의석수 차이가 1석에 불과해, 해외 부재자 투표 등에 대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는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

120석의 이스라엘 의회에서 정부를 구성하려면 61석이 필요한데, 청백당 및 우호적인 정당까지 합치면 56석이며, 리쿠드당 연합은 55석 정도라고 현지 일간 <하레츠>는 전했다. 이는 어느 쪽 세력도 과반수 확보를 못해 연정 구성을 하려면 정당 간에 추가적인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랍계 정당들의 정치 동맹인 ‘조인트 리스트’(공동명부)는 지난 총선보다 3석이 늘어난 13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원내 3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극우적 성향으로, 네타냐후의 연립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3개월 만에 다시 총선을 촉발했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당시 국방장관의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당은 현재까지 9석을 차지해 제4당이 유력하다.

다수당을 확보한 세력이 없어 연정 구성은 더욱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초정통파 신자들의 병역면제를 반대하고 있는 리베르만 전 장관은 유대교 초정통파 정당들이 참여하는 연정에는 가담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리쿠드당의 연정은 리베르만 같은 세속 강경우파와 초정통파 등 종교적 보수세력을 두 축으로 하는데, 두 세력의 불화로 연정 구성이 쉽지 않은 셈이다.

네타냐후의 경쟁자인 베니 간츠(60) 청백당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에서 5번째 임기를 이루려는 네타냐후의 임무는 실패했다고 선언하고는 “광범위한 거국정부 구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간츠 대표는 부패 스캔들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가 정부에서 배제된다면 리쿠드당과도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시온주의자 정부’ 구성을 내놓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아랍계, 반시온주의자 당에 기댄 정부는 없을 것이고 있을 수도 없다”며 아랍계 정당들을 배제한 새로운 ‘시온주의자’ 정부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정당이 정부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가 유대계 주민들만의 정부를 의미하는 ‘시온주의자 정부’를 꺼내 든 것은 아랍계 주민의 증가와 이번 선거에서 아랍계 정당의 약진에 대한 보수우파 유대계 주민들의 우려를 부추기려는 의도다. 또 청백당이 아랍계 정당의 암묵적 지지로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쟁점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네타냐후가 낙마하고 간츠의 청백당 연정이 구성돼도 이스라엘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모총장 출신인 간츠 역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을 무산시킨 정착촌 문제, 대이란 관계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간츠는 네타냐후와 달리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추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랍권에 대한 비타협적 강경책으로 일관한 네타냐후의 낙마만으로도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줄 게 분명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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