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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17 15:25 수정 : 2019.06.17 20:53

네타냐후 총리, 16일 빈 땅에 제막식부터
미국대사 “트럼프 생일에 아름다운 선물”

트럼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트럼프 기리는 미국광장, 트럼프역 등 속출

1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이 불법점령 중인 골란고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따 ‘트럼프 고원’이라고 명명한 유대인 정착촌 표지판의 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H6골란고원/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에서 1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료들이 유대인 정착촌 표지판 제막식을 치렀다. 네타냐후 총리와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덮개를 벗기자 커다란 표지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청회색 바탕 표지판의 상단에는 이스라엘 국기와 미국 성조기가 엑스(X)자 모양으로 엇갈렸고, 그 아래엔 히브리어로 ‘라맛 트럼프’, 영어로 ‘트럼프 고원’이라고 새긴 금색 글자가 굵은 돋을새김으로 선명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정착촌 신설 계획을 밝힌 지 두 달이 안 돼 표지판부터 세운 것이다. 앞서 3월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 앞에서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네타냐후는 다음달 총선에서 5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룡이 주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데 이어 잇따른 친이스라엘 행보에 힘입은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제막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매우 훌륭한 친구”라며 “골란고원은 이스라엘과 분리될 수 없는 우리 땅의 일부였으며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대단한 영광”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제막식에 참석한 데이비드 프리드먼 미국대사는 “이보다 적절하고 아름다운 생일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73살 생일을 맞았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골란고원을 점령했지만, 유엔은 불법 점령지로 규정하고 있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에 대한 감사의 제스춰로 새로운 불법 정착촌을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곳에 들어선 ‘트럼프 고원’ 정착촌은 표지판만 세워졌을 뿐 구체적 착공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존재하지 않는 마을 ‘트럼프 고원’에 온 걸 환영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금장 글씨와 화려한 제막식은 정착촌 건설안에 어떠한 실질적 시공 절차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해 오는 9월 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정착촌 건설을 강행할 권리나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지명에 ‘트럼프’를 붙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엔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대한 감사 표시로 예루살렘시는 미국대사관 앞 거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는 미국 광장’으로 명명했다. 2017년 12월에는 이스라엘 교통장관이 예루살렘의 유대인 성지 ‘통곡의벽’ 인근에 기차역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역명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넣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트럼프 추켜세우기는 이스라엘에 위험한 근시안적 태도”라며 “‘트럼프’를 딴 이름 짓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자신을 트럼프와 연계시키는 것은 트럼프의 행동이 미국 안팎에서 칭송받을 만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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