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0 17:14
수정 : 2019.06.1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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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범야권 기구가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발포에 맞서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운동에 돌입한 9일, 수도 하르툼의 가리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하르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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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푸르 학살 악명 잔자위드 세력이 발포
수단의사협회 “일주일 새 118명 사망”
9일 범야권기구 ‘총파업, 시민불복종’ 돌입
교통 끊기고 공항 마비…행·가게 문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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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범야권 기구가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발포에 맞서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운동에 돌입한 9일, 수도 하르툼의 가리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하르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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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새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수단에서 시민들이 9일 총파업과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돌입했다.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75)를 몰아낸 시민들에게 군부가 총부리를 돌리면서 ‘아프리카의 민주화 실험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수단의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수단 군부는 3일 수도 하르툼의 군사령부 앞에서 과도군사위원회에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연좌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급습해 수십명이 숨졌다. 수단 의사협회는 이후로도 진압이 이어져 일주일 새 11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군인들이 사망자를 나일강에 버리고 성폭행도 저질렀다고 전했다.
시위대에 발포한 병력은 2003년 이후 다르푸르 학살 때 악명을 떨친 준군사조직 잔자위드 출신이 주축인 ‘신속지원군’으로 알려졌다. 수단의 다수 집단인 아랍계로 이뤄진 잔자위드는 당시 기독교계인 다르푸르 주민 20만명을 살해했다. 신속지원군 사령관은 현재 과도군사위의 2인자다. 사태가 악화하자 과도군사위는 9개월 내 총선 실시를 제안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저항에 편승해 알바시르를 축출한 군부가 학살에 나서자, 시위대는 군부의 정권 탈취를 인정할 수 없다며 타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시민 세력은 파업 참여자가 수백만명이라고 밝혔다.
9일 하르툼에선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으며, 거리 대부분이 행인과 차량 통행이 끊겼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몇몇 국영은행과 공공기관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과 민간기업, 가게들도 문을 닫았다. 하르툼 국제공항은 거의 모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으며, 인터넷이 끊겨 여행사 업무가 마비되고 탑승권 가격이 치솟았다. 식료품 회사 직원 아마드 알누르는 “우리는 (시위를 주도하는) 수단전문직협회가 파업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일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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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범야권 기구가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운동에 돌입한 9일, 수도 하르툼에서 여인들이 대다수 상점이 문을 닫아 한적한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하르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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