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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30 17:56 수정 : 2019.04.30 20:33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칼리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에서 갈무리한 사진으로 이슬람국가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이 29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진짜 바그다디의 영상이라면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의 설교 모습이 공개된 뒤로 처음이다. 영상 속 바그다디는 최근 스리랑카의 부활절 테러가 자신들의 최후 거점이었던 시리아 동부 ‘바구즈’ 전투에 대한 복수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모술/로이터 연합뉴스

알바그다디, 잠적 5년만에 18분 영상 공개
빈라덴처럼 수염 기르고 소총 옆에 세워
“스리랑카 연쇄 폭탄테러는 IS 복수 일부”
사망·부상·축출설 일축…추종자 결집 나서
인도·터키서 연계 조직 적발…테러 우려 고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칼리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에서 갈무리한 사진으로 이슬람국가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이 29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진짜 바그다디의 영상이라면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의 설교 모습이 공개된 뒤로 처음이다. 영상 속 바그다디는 최근 스리랑카의 부활절 테러가 자신들의 최후 거점이었던 시리아 동부 ‘바구즈’ 전투에 대한 복수라며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모술/로이터 연합뉴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8)가 잠적 5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리아 동부 등 거점지를 잃고 궤멸됐다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하며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알바그다디가 스리랑카의 부활절 폭탄테러를 시작으로 기독교에 대한 복수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테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슬람국가의 선전 매체 <푸르깐>은 29일 알바그다디의 발언 모습이라며 18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8월까지 몇 차례에 걸쳐 전세계 추종자들에게 ‘계속 싸우라’고 촉구하는 음성 메시지를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얼굴을 드러낸 것은 칼리프 국가 건국을 선언한 직후인 2014년 7월 이라크 모술의 모스크에서 설교한 이후 처음이다.

이슬람국가는 지난달 시리아 동부의 마지막 근거지인 바구즈를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족 중심의 시리아민주군에 내주면서 모든 점령지를 잃었다. 알바그다디는 영상에서 “바구즈 전투는 끝났다”고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전투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21일 스리랑카에서 일어난 ‘부활절 테러’가 바구즈 전투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영상 끝부분에 음성으로만 녹음된 부분에서 “스리랑카 형제들이 바구즈 형제들의 복수를 위해 부활절에 십자군의 자리를 뒤흔들어 유일신 신앙인(이슬람국가)의 마음을 달랬다”며 “(이는) 십자군 앞에 놓인 복수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제작 시기와 장소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바구즈 전투 패배 이후 영상을 촬영했다가 스리랑카 테러 뒤 관련 내용을 언급한 음성을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알바그다디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슬람국가의 거점지 상실 이후에도 자신의 조직 장악력이 여전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알바그다디의 잠행이 5년째 이어지면서 사망설·부상설·축출설 등이 난무했지만, 스리랑카 테러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을 계기로 자신과 이슬람국가의 ‘건재’를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추종자들의 재결집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바그다디의 영상은 과거 도피 생활중에도 건재를 과시하며 ‘성전’을 촉구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연상하게 한다.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알바그다디는 AK47 소총을 옆에 놓아둔 채 가부좌를 틀고 앉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중동과 아프리카에 걸쳐 있는 알카에다와 그 분파 등 극단주의 세력을 결집시키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와 말리의 반군 조직으로부터 충성 맹세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수단과 알제리 등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며 “폭군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이슬람 성전뿐”이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 테러는 수사가 진행될수록 이슬람국가가 실제로 훈련 등 직접적 지원에 나섰음이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스리랑카 테러의 용의자들 가운데 4명이 시리아·이라크·터키로 가 이슬람국가 정보원과 접촉해 폭탄 제조법 등을 교육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테러 경고를 받은 인도에서는 29일 국가수사국이 이슬람국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장소 3곳에 대한 수색에 나섰고, 터키에서도 노동절을 앞두고 수도 앙카라에서 이슬람국가 조직원으로 보이는 이라크인과 시리아인 22명이 체포되는 등 추가 테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의 모습. 시엔엔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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