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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9 15:56 수정 : 2019.04.29 21:01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뉴욕/AP 연합뉴스

자리프 외무장관 “미국 제재에 보복하려는 여러 방안 중 하나”
“미-이란 갈등은 트럼프가 아닌 볼턴 등이 야기”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뉴욕/AP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무기 비보유국의 핵무기 개발·보유 등을 금지하는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한다는 것은 핵무기 개발 의지를 밝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8일 미국 뉴욕에서 이란 기자들과 한 회견에서 핵확산금지조약을 떠나는 것은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는 “여러 방안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슬람공화국은 여러 방안들을 갖고 있다. 핵확산금지조약은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과거처럼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왜 고려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 관리들이 여러 가지 방안과 대책들을 숙고하고 있다”며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가능성도 그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이란과 맺은 국제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자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경고했었다. 이란핵협정 파기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국가들에 대한 이란산 석유 금수 유예 조처를 다음달 3일 종료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에는 이란의 엘리트 군부대인 혁명수비대를 ‘해외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란과 미국 사이 긴장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일부 중동 지역 지도자들이 부추기면서 악화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립을 원하지 않지만, 대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볼턴 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자가 자신들의 존재 지속을 위해 “항상 긴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25일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도 일부 중동 국가들과 미국 관리들이 이란의 지역 영향력을 저해하려고 트럼프 대통령을 이란과의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리프 장관은 북한 방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란을 방문해 ‘반미 공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자리프 장관이 핵확산금지조약 탈퇴국으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과 대립을 이어가는 북한을 방문하는 것 역시 미국에 대한 반발 제스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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