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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9 16:40 수정 : 2019.04.09 20:30

7일 수단의 수도 하르툼의 군 사령부 인근 거리에서 시위대가 군용 차량에 올라타 수단 국기를 흔들며 손가락으로 승리를 뜻하는 V 표시를 하고 있다. 시위대는 군에 정권 퇴진 시위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하르툼/AFP 연합뉴스

“군경 최루탄·실탄 발사”…나흘새 9명 사망
생활고 항의 시위가 넉달째 “독재 퇴진”으로
시위대 “국민과 군대는 하나”…임시정부 제안
군 “시민 요구 이해하지만 안보 위협 안돼”

7일 수단의 수도 하르툼의 군 사령부 인근 거리에서 시위대가 군용 차량에 올라타 수단 국기를 흔들며 손가락으로 승리를 뜻하는 V 표시를 하고 있다. 시위대는 군에 정권 퇴진 시위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하르툼/AFP 연합뉴스
수단에서 30년 철권통치를 이어온 오마르 알바시르(75)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유혈사태로 격화되고 있다.

9일 수도 하르툼에선 수만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최소 2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수단 의사협회가 밝혔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는 군과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려 최루탄과 섬광탄, 실탄을 쏘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단 내무부는 8일 지난 주말 새 수도 하르툼과 서부 국경도시 다르푸르에서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7명이 숨지고 2496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알자지라>의 생중계 영상에선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고 시위자들이 황급히 몸을 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앞서 6일 하르툼에서는 시위대가 군 사령부 앞까지 진출해 군대가 정권 퇴진 투쟁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면서 군의 움직임에도 촉각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자유, 정의, 국민은 하나. 군대도 하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시위 지도부가 임시정부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군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와드 이븐아우프 국방장관은 “군은 시위의 명분을 이해하고, 시민들의 요구와 열망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군은 나라가 혼란에 빠지게 놔두진 않을 것이며, 안보를 약화시키는 어떠한 것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국영 <수나> 통신이 전했다. 수단에선 지난해 12월 빵값 인상 등 생활고로 촉발된 시위가 ‘30년 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로 확산됐다. 넉달째 이어진 시위는 의사와 변호사들이 주축인 수단전문직협회가 주도하고 있다.

알바시르 대통령은 군인 출신으로, 1989년 이슬람계를 등에 업은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다. 그는 2003~2010년 다르푸르에서 아랍계 이슬람 민병대가 아프리카계 토착민 중심의 수단해방군과 충돌한 내전 당시 이슬람 민병대를 지원해 살인, 성폭행, 고문, 강제 추방, 약탈 등을 저지르게 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인물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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