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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4 15:20 수정 : 2019.02.24 20:34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미국 주재 대사로 임명된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공주. 지난해 10월24일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리마 공주를 최초 여성 주미대사로 임명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 정책의 상징적 인물
미국 등 서방의 대사우디 비판 여론 중화 조처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미국 주재 대사로 임명된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공주. 지난해 10월24일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들의 권리를 옹호해온 공주를 최초의 여성 주미대사로 임명했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사우디 왕가가 국제적 비판 여론에 대응하려는 조처다.

사우디 정부는 24일 리마 빈트 반다르 사우드(44) 공주를 새 주미대사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의 실력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동생인 칼리드 빈살만 현 주미대사는 국방부 차관으로 전보됐다.

리마 신임 대사는 1983~2005년 주미대사를 지낸 사우디의 최고 미국통인 반다르 빈술탄 왕자의 딸이다. 그는 아버지의 주미대사 재직 시절에 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조지워싱턴대에서 박물관학 학사를 마쳤다.

리마 신임 대사는 2005년 사우디로 돌아온 뒤 패션 회사인 하비니콜스의 사우디 현지법인 최고경영자로 지내다, 빈살만 왕세자가 여성의 사회 참여 등 개혁 정책을 펴면서 공직을 맡았다. 리마는 스포츠청 부청장으로 일하며 사우디에서 금기시되던 여성의 스포츠 참여 등 여권 강화를 위한 선도적인 인물로 부각됐다. 그의 할아버지는 사우디 왕가에서 왕위 계승이 유력한 왕자가 차지하는 국방장관과 제1 왕위 계승자를 지낸 술탄 빈압둘아지즈다. 빈살만 왕세자는 그의 당숙이다.

사우디가 왕가의 유력 혈통인 데다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 정책의 상징인 리마 공주를 주미대사로 임명한 것은 미국 등 서구에서 거세지는 반사우디 여론을 무마하려는 조처로 해석된다. 특히 사우디에 비판적인 미국 의회와 의원들을 겨냥한 조처로 보인다. 하지만 <가디언>은 “새 대사 임명은 워싱턴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려는 시도를 상징하지만 미국 의회와의 관계에서 실효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고 논평했다.

한편 칼리드 주미대사가 친형인 빈살만 왕세자가 장관을 겸하는 국방부의 차관으로 전보됨으로써 사우디 군부의 친정 체제는 더욱 강화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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