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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5 15:27 수정 : 2018.12.25 21:37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집권 9년째 국정운영 위기 맞아
승리 못하면 트럼프 중동정책 차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09년 3월부터 ‘장기 집권’을 이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년 4월 조기 총선을 선언하며 중요한 정치적 기로에 서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의 병역 문제 및 비리 의혹 등으로 국정 운영이 힘겨워지자 예정된 임기를 7개월 정도 앞당겨 내년 4월9일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현 정권은 미국이 예루살렘을 우리 수도로 인정하게 하는 등 많은 실적을 쌓아왔다. 우리 방식으로 국가를 이끌어가기 위해 유권자들의 신임을 요구한다. 현재의 연정이 다음 정권에서도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부터 3년, 2009년부터 9년 등 12년간 권좌를 지켜왔다. <비비시>(BBC) 방송은 그가 총선에서 승리해 내년 4월31일 이후까지 총리직에 머물게 되면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을 제치고 최장수 총리가 된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위기에 몰린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11월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맺은 휴전이다. 이에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국방장관이 반발하며 사임했고, 그가 이끌던 극우 정당 ‘이스라엘은 우리집’(6석)이 연정을 탈퇴했다. 그로 인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르당(30석)이 이끄는 우파연합(61석)은 의회 크네세트(총 120석)에서 아슬아슬한 과반이 됐다. 또 이스라엘 경찰은 최근 세 차례나 네타냐후 총리와 그 부인의 범죄 혐의를 지적하며 검찰에 기소를 요구하는 등 부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지막 결정적인 이유는 이날 하레디에 대한 징병제 적용 법안이 연정 내 일부 정당의 이탈로 부결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직후 지금 상태로는 국정을 이끌기 어렵다고 보고 조기 총선을 선택했다. 하레디는 율법 공부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초정통파로 군 면제를 받아왔다. 이들은 유대교에 집착하는 이들의 지지를 받지만, 병역 자원 부족 논란에 군 면제는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오는 등 갈등이 계속됐다.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지도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 지금의 우파연합이 단독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연정을 재구성해야 할 수도 있고, 권력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앞세워 이란을 포위한다는 미국의 중동 정책에 차질이 예상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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