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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03 17:19 수정 : 2018.12.03 21:12

카타르 도하의 고층빌딩군. <한겨레> 자료사진

대이란 정책 놓고 사우디와 대립·단교 뒤
“천연가스 생산에 집중할 것” 탈퇴 발표
‘사우디 중심’ 오펙의 영향력 축소 불가피

카타르 도하의 고층빌딩군. <한겨레> 자료사진
대 이란 정책을 둘러싸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니파 주요국들과 대립해 온 카타르가 내년 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기로 했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카타르의 국제적 역할을 증진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검토한 결과, 오펙 탈퇴를 결정했다. 카타르는 앞으로 천연가스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번 결정의 ‘정치적 배경’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천연가스 증산이라는 경제적 목적 외에 지난해 단교 이후 대립해온 사우디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카타르의 원유 수출 비중은 미미한 편이지만, 액화천연가스(LNG) 연간 수출량은 7700만t으로 세계 1위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는 사우디 등이 단교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해 7월 액화천연가스 생산량을 5~7년 뒤 1억t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인구가 280만명에 불과한 페르시아만의 작은 부국 카타르는 그동안 대 이란 정책을 둘러싸고 사우디 등과 치열하게 대립해 왔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페르시아만의 ‘노스 돔 해상 가스전’ 개발을 위해 사우디의 숙적이자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가스전은 해저를 통해 이란 쪽의 ‘남파르스 해상 가스전’과 이어져 있어 개발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 이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사우디,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등 수니파 4개국은 이 같은 행태를 비판해오다 카타르와 단교하고 지금까지 경제 봉쇄를 이어오고 있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천연가스 수출 대국 카타르의 탈퇴로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오펙의 가격 결정력에 균열이 예상된다고 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으로 곤경에 빠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앞에 또하나의 암초가 솟아오른 셈이다.

오펙은 석유 가격 안정을 통해 산유국들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목적으로 1960년 설립됐다. 카타르는 이듬해에 오펙에 가입한 사실상 창립국이다. 현재 오펙엔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의 15개국이 가입해 있다. 에콰도르와 가봉이 탈퇴한 뒤 재가입한 적이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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