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03 15:13
수정 : 2018.12.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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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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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성명에서 “비리 혐의 입증할 충분한 증거 확보”
120석 의회에서 61석 확보해 아슬아슬 총리직 유지 중
기소로 연정 이탈 시작되면 권좌에서 내려올 수도
일부선, 네타냐후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 점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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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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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경찰이 2009년 이후 장기집권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기와 배임 등의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검찰이 그를 기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3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 경찰은 2일 성명을 내어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부인이 자신들에게 긍정적인 기사를 써주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최대 통신사인 베젝 텔레콤에게 여러 규제 상 편의를 봐줬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검찰에 이들을 기소할 것을 요구했다. 베젝 텔레콤은 이스라엘 유력 뉴스 사이트 <왈라>를 운영하고 있고, 네타냐후 총리는 2015~2017년 통신부 장관을 겸임했다.
앞서, 이스라엘 경찰은 지난 2월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한 사업가로부터 고객의 선물을 부정 수령한 혐의와 이스라엘 유력 신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도록 요구한 혐의 등으로 그를 기소해야 한다고 검찰에 권고했다. 경찰이 검찰에 네타냐후 총리의 기소를 요구하는 권고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하지만,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1년 가까이 네타냐후 총리의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네타냐후가 이끄는 집권 연합은 120석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의회 크네스트에서 61석을 확보해 아슬아슬하게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네타나후 총리가 개인 비리로 기소될 경우 연정 이탈이 이어져 정권이 붕괴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차기 총선은 2019년 11월에 예정돼 있다.
네타나후 총리는 자신을 겨냥한 경찰 성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자신은 베젝으로부터 아무 것도 받은 게 없고, 아무 것도 준 게 없다. 이번 권고는 짜여진 것”이라며 경찰의 주장은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소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조기 선거’ 카드를 내던지며 국면 전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레우벤 하잔 헤브루 대학 교수(정치학)는 <에이피>(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조기) 선거를 밀어붙일 것이다. 여론 조사에서 네타냐후가 탄탄한 우세를 점하고 있어, 선거에서 승리하면 검찰이 새롭게 선출된 지도자에게 기소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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