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8 16:24
수정 : 2018.11.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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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과 바르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이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틀간 회담을 통해 무역규모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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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테헤란서 회담 후 기자회견
자유무역지대 설치, 교역 확대 약속
미 제재 돌파구 찾는 이란 대통령
“미 제재는 영향력 없음 증명” 호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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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과 바르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이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틀간 회담을 통해 무역규모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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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단계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란과 이라크가 국경 지대에 자유무역지대를 설립하고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리·종교적으로 가까운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이라크와 미국 제재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합의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은 17일 이란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는 역사적으로 이란과 경제, 문화, 정치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같이 밝혔다. 살리 대통령은 취임 후 이란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 주변 국가들을 순방 중이다.
살리흐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와 싸울 때 이란이 도움 준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이란 국민의 지원이 없었다면 테러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양국 간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현재 양국의 연간 교역 규모를 12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또 전기와 가스 교환, 석유화학 제품 및 공동 석유 탐사 계획, 양국을 연결하는 35km 철로 건설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다만 양국 간 자유무역지대를 어떻게 설정할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양국의 교역 확대 발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나와 더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일부터 이란산 원유,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등 거래를 제한하는 2단계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했다.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 등 8개국이 일정기간 예외국 지위를 인정받았지만, 이라크는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라크가 전쟁 전후 이란에 에너지 자원을 크게 의존하고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력과 천연가스에 한해 달러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 조건으로 45일간 제재 예외를 인정받았다.
이라크 시민들은 운송비용 등이 적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란산 제품을 애용한다. 식품, 농산물, 자동차 부품 등 비석유 분야에서 이라크가 이란의 2위 수출국일 정도로 경제 관계가 긴밀하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는 장기간 국가 혼란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 군사 지원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살리흐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이라크가 큰 부담을 지는 걸 원치 않는다. 우린 이들 국가와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밝혀 왔다.
이란 역시 제재로 인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인접 국가들과 관계 형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라크는 아랍에미리트와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미국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 국가 중 하나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제재 복원은 미국이 생각하는 정도로 영향력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미국은 이란과 이라크의 관계는 역사적이며 심오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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