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07 17:59
수정 : 2018.09.0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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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 지스르 알슈구르 지역에서 4일 주민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이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9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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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리브 주민 1000명 피란길 올라
유럽 8개국과 미국, 시리아 정부·러시아에 ‘공격 중단’ 경고
러·이란·터키 정상들, 테헤란서 사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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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 지스르 알슈구르 지역에서 4일 주민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이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9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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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북서부 도시 이들리브에 대한 공습이 다가오며, 국제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시리아군의 간헐적인 공격이 시작된 뒤 이들리브 서쪽 지역 주민 1000명이 피난길에 올랐고, 주변 열강들의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시리아 내전을 감시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6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서쪽 지역에 살던 180가구, 1000명의 주민이 동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지난 4일 이들리브 남서쪽 일대에 공습을 시작했고, 시리아군도 같은 날 밤부터 주변 지역에 포격을 가하면서 불안해진 주민들이 전면전이 시작되기 전에 도시를 빠져나간 것이다.
그와 함께 이들리브에 대한 아사드 정권 공격이 중단돼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8개국은 6일 성명을 내어 시리아 정부와 동맹국들이 “이들리브주의 정전 상태를 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들리브에 대한 전면 공격은 이 지역 성인 200만명과 어린이 100만명에 대한 인도주의적 참사를 부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시리아 국민 전체의 자유와 존엄에 관련된 이 전투의 해결은 오직 유엔이 주도한 협상 과정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4~5일 이틀 연속으로 시리아 정부 등에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매우 신중하고 현명하길 바란다. 대량학살이 일어난다면 세계와 미국이 매우 화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긴장이 고조되며,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 이란, 터키 등 3국 정상의 회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7일 테헤란에서 만나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그동안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도와 반군을 공격했고, 터키는 미국과 함께 반군을 지원해왔다.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반군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반군 거점인 이들리브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터키는 이들리브에 대한 전면 공격이 이뤄지면, 많은 난민들이 터키로 몰려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공격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7일 3개국 정상회담이 이뤄지긴 하지만, 쉽게 결론이 도출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10일께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본격적인 공습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를 무대로 미국과 러시아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엔엔>(CNN) 방송은 6일 미 국방성 관계자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미군 수십 명이 주둔한 시리아 남부 지역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에 경고해 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그 지역의 무장세력들이 사실상 미군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무장세력을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군 관계자는 “우리는 대응할 태세가 돼 있다”며 러시아가 공격을 강행할 시 상황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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