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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14 21:00 수정 : 2018.08.15 14:4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대미 갈등 고조에 미국산 전자제품 수입 금지 의사 밝혀
미 “15일 저녁까지 우리 시민 석방하라” 최후통첩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미국 시민권자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석방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과 터키의 갈등이 심각해진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산 전자제품 수입을 금지하겠다며 보복을 공언했다.

<데페아>(DPA) 통신은 14일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우리는 외국에서 사들이는 제품들보다 더 낫고 더 고품질인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으며, 그것을 외국에 팔 수 있다. 우리는 미국 전자제품을 보이콧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미국에 아이폰이 있다면 우리 쪽은 삼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 수입을 중단하고 삼성전자 휴대폰을 더 사면 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 휴대폰은 터키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또 터키 국내산 휴대폰 브랜드들도 언급하면서, 미국과의 무역을 줄이는 대신 유럽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가 지난 10일 지방 연설에서 “미국에 달러가 있다면 우리에겐 알라(신)가 있다”고 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각각 50%, 20%로 2배 올린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이를 발표하자 당일 터키 리라화는 달러에 대해 18% 하락했고, 13일 개장한 외환시장에서도 한때 11%까지 폭락 했다. 민간 기업들의 외화 부채 문제와 경상수지 적자로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던 리라화는 10·13일 양일에 폭락을 거듭하며 올해 들어 40% 이상의 하락률을 보였다.

궁지에 몰린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 시민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신병에 관해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무역 보복을 예고하면서 양국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 당국은 브런슨 목사가 쿠르드족 독립 세력 및 2016년 쿠데타 시도 세력과 연계돼 있다는 이유로 그해 10월 구속했다가 지난달 말 교도소에서는 석방했지만 가택연금 조처를 했다.

리라화는 14일 달러에 대해 4.5%의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터키의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아 터키 경제는 물론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주미 터키대사를 만나 브런슨 목사의 즉각 석방 외에는 해법이 없다고 경고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미국이 15일 오후 6시까지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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