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9 22:35
수정 : 2018.08.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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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폭격으로 큰 부상을 당한 어른이. 후티 반군 텔레비전 <알마시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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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후티 반군의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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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폭격으로 큰 부상을 당한 어른이. 후티 반군 텔레비전 <알마시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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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끄는 연합군이 후티 반군이 점령 중인 예멘 북서부 사다주에 보복 공격을 가해 채 10살이 안 된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수십명이 숨졌다.
<에이피>(AP) 통신은 9일 후치 부족 지도자들을 인용해 북서부 사다주에서 어린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20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의료 당국을 인용해 43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에 대한 정보가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되기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5년 3월 시작된 예멘 내전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 지역 패권을 걸고 벌이는 ‘대리전쟁’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의 남동부인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아덴만에 위치한 예멘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사우디의 안보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예멘에 사우디에 적대적인 세력이 집권하면 사우디의 홍해 출입구가 막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후티 반군이 2014년 수니파인 압드라부 마수르 하디 정권을 내쫓고 수도 사나를 점령했다. 예멘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한 사우디는 2015년 3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연합군을 구성해 내전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의 잇따른 공습으로 예멘인들은 큰 피해를 입었고, 군사 봉쇄로 인해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고통받고 있다. 외신들은 사우디 군사개입이 시작된 뒤 1만여명의 예멘인이 숨졌으며, 약 840만명이 식량 부족으로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이번 공습이 정당한 군사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 대변인은 <시엔엔>(CNN) 등에 “이번 공습은 적법한 군사작전이었다. 국제적인 인권법과 관습에 맞게 이뤄졌다”며 “후티족 반군들이 아이들을 전쟁터의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후티 반군은 8일 사우디 영토 안쪽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1명이 숨졌다. 이번 공습은 이에 대한 보복 공격이었다는 주장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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