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8.06 11:20
수정 : 2018.08.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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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운동가인 사마르 바다위가 2012년 국제용감한여성상을 수상하고 미셸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부인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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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사우디 인권운동가들 체포 비판에 반발
캐나다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추가 조처 경고
사우디, 여성 운전 허용하더니 인권운동 탄압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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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운동가인 사마르 바다위가 2012년 국제용감한여성상을 수상하고 미셸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부인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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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 인권 운동가 체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캐나다대사를 추방하고 캐나다와의 신규 무역·투자 관계를 동결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6일 내정 간섭을 이유로 데니스 호락 캐나다대사를 추방하고 주캐나다 사우디대사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호락 대사에게는 24시간 안에 출국하라고 요구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캐나다의 입장은 내정에 대한 공개적이고 명백한 간섭”이라며 “캐나다와의 모든 새로운 무역 및 투자 결제를 동결하는 한편 추가 조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지난 3일 사우디의 인권 운동가들이 체포된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석방을 요구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몇주간 10여명의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국가 안보 저해 및 적과의 공모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된 운동가들 중에는 동료 운동가 나시마 사다와 함께 지난주에 붙잡힌 사우디계 미국 시민 사마르 바다위가 포함됐다. 바다위는 여성에 대한 남성 보호후견제도 폐지를 요구해왔다. 바다위는 자신의 남매인 블로거 라이프 바다위가 2012년 ‘이슬람을 모욕’을 이유로 1000대의 태형과 징역 10년을 선고받자 적극적으로 인권 운동에 나섰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국정을 주도하기 시작한 이후 여성 운전을 허용하는 등 개혁 조처를 취해왔다. 하지만 여성 인권 확대 요구와 함께 보수파의 불만이 커지자 지난 5월부터 여성 운동가들을 체포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는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적극 우려를 표명해온 국가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4월 라이프 바다위의 수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 정부는 그의 아내와 자녀들에게 망명을 허가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캐나다대사 추방과 경제 관계 동결은 자국 인권 문제에 비판적인 서구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다. 사우디 외무부는 “다른 나라 정부들은 우리 시민들에 대해 사우디 정부보다 더 걱정한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캐나다 외무부는 “캐나다는 여성 인권을 포함한 전 세계의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언제나 옹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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