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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8.02 11:49 수정 : 2018.08.02 20:15

짐바브웨 야당인 민주변화운동-창기라이 지지자들이 1일 수도 하라레 거리에서 총선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하라레/AP 연합뉴스

총선 결과 여당이 의석 3분의 2 압승
수도 하라레 거리에서 야당 시위대 시위 벌여
군경-시위대 충돌해 긴장감 고조…대선 결과는 이르면 2일 발표

짐바브웨 야당인 민주변화운동-창기라이 지지자들이 1일 수도 하라레 거리에서 총선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하라레/AP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대선과 총선을 치른 짐바브웨에서 야당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1일 <시엔엔>(CNN) 방송을 보면, 총선 결과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애국전선이 의회 3분의 2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는 발표가 나오자, 야당인 민주변화운동 지지자들 사이에선 조작된 선거라는 주장이 불거졌다. 수도 하라레 선거위원회와 국제선거감시단이 머무는 호텔 앞에 집결한 지지자들은 타이어를 태우는 등 시위를 벌이다가 출동한 보안군에 의해 폭행당했고, 심지어 총탄이 발사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갑차가 거리를 순찰하고, 경찰 헬리콥터가 상공에서 시위대를 감시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에머슨 음낭가과 현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가 정치적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변화운동 대선 후보 넬슨 차미사 쪽 대변인은 “시위대가 공격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군대 배치는 필요하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과도한 대응 태세를 지적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인 프리실라 치굼바는 “투표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부정행위나 조작은 없었다고 확인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미국대사관을 포함한 20개 팀이 사실상 30여년 만에 ‘진짜’ 치르는 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하라레에서 투표 모니터링을 벌였다. 유럽연합 선거감시단 대표인 엘마 브록은 가능한 빨리 선거 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하면서 “대선 결과를 알리지 않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정당과 국민 사이의 신뢰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결과는 이르면 2일 발표될 예정이다.

짐바브웨 야당인 민주변화운동-창기라이 지지자들이 1일 수도 하라레 거리에서 에머슨 음낭가과 현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하라레/AP 연합뉴스
소요 사태가 일자 하라레에 있는 미국대사관은 “모든 정당 지도자들이 각 당원에게 진정을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방위군이 시위자를 해산할 때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또한 “평화적 선거 과정을 보장하겠다는 평화 서약과 행동 강령을 현직 대통령과 정당이 지켜야 함을 알린다”고 밝혔다.

차미사는 이날 트위터에 “여러분이 대선 후보인 내게 보여준 지지를 겸손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우리는 대중 선거에서 승리했다. 당신은 지난 선거에서 모든 것을 바꾸는 쪽에 투표했다. 우리는 함께 이 선거에서 이겼다. 아무리 결과를 조작한다 해도 당신의 의지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엔엔>은 차미사가 공식 결과를 거부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음낭가과 대통령도 트위터에 “이 중대한 시간에, 나는 모두에게 도발적인 선언과 성명을 내는 것을 멈추라고 요구한다”면서 “인내와 성숙함을 보여야 하며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1980년부터 38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했던 로버트 무가베(94)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무가베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후계자로 여겨지던 여당 후보인 음낭가과 대신 야권 후보 차미사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시 기자들에게 “불법적으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차미사 편을 들었다. 지난해 부통령 자리에서 경질된 음낭가과는 군부 쿠데타 사건 직후 귀국해 임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무가베의 최측근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를 밀어낸 꼴이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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