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7.31 09:50
수정 : 2018.07.3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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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에서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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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준비됐다”
“전제조건 없이 그들이 원하는 어떤 때라도 만난다”
핵협정 파기하며 최대한의 압박 뒤 대화로 선회 전술?
로하니 측근 “적대 멈추고 핵협정 복귀부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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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에서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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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친 위협을 주고받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북한에 이어 이란과도 트럼프식 외교의 가능성을 띄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날 의향에 대한 질문에 “나는 누구라도 만날 것”이라며 “나는 만남을 믿는다”고 말했다. 회담에 전제 조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며 “그들이 원하는 어떤 때라도” 만나겠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이란의 핵 활동을 규제하는 대신에 제재를 해제한 국제 핵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는 이란과 위협을 주고받아왔다. 미국은 8월6일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만 해도 트위터로 로하니 대통령에게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마라”, “계속 그런다면 앞선 역사에서 겪지 못한 결과를 겪을 것이다. 조심하라”며 위기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로하니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란은 앞서 주요 석유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거칠게 압박하고는 돌연 대화를 시사한 것은 북한과 위협을 주고받다가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에 합의한 전술을 상기시킨다. 최대한 압박한 뒤 정상 차원에서 새로운 타협책을 이끌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여러분이 알다시피 우리는 김 위원장과 만났다”며 “그리고 9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인질들이 돌아왔고, 매우 긍정적인 수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자신의 업적을 거듭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이 만난다면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단교한 이래 최초의 미-이란 정상회담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도 언급하며 “좋은 회담을 했다. 그래서 나는 회담을 믿는다. 나는 단연코 이란과 만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들이 준비가 됐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들이 아마도 결국에는 만나기를 원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또 “만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나려는 것”이라며 “특히 전쟁과 죽음, 기아,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의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만나는 건 잘못된 게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만약 이란이 자신들의 국민들을 취급하는 방법, 불량한 행동의 축소, 핵 확산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핵협정에 들어올지에 동의할 수 있을지에 관해 근본적 변화를 약속하면 대통령은 그들과 앉아 대화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쪽은 즉각 공식적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의 보좌관인 하미드 아부탈레비는 트위터를 통해 “핵협정 복귀”와 “이란의 국가 권리에 대한 존중”이 대화의 길을 닦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로하니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마무드 바에지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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