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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10 19:49 수정 : 2018.05.10 22:13

10일(현지시각) 시리아 관영 매체가 수도 다마스쿠스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의 방공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미사일을 요격하려고 하늘로 치솟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군이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를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에 있는 이란 관련 목표물 수십 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 선제공격 하루 만에
이란 로켓포 20발 보복 공격
이스라엘, 미사일 수십개 응사
트럼프 이란 핵협정 파기 직후
중동에서 전면전 위기감 고조

10일(현지시각) 시리아 관영 매체가 수도 다마스쿠스에 배치된 시리아 정부군의 방공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미사일을 요격하려고 하늘로 치솟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군이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를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에 있는 이란 관련 목표물 수십 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이 중동 화약고에 기름을 부었다. 시리아를 끼고 벌어진 이스라엘과 다른 중동 국가의 충돌 규모로는 1973년 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라고 <워싱턴 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10일 0시10분께 시리아에 주둔 중인 이란군은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대치하는 골란고원의 이스라엘군 초소로 로켓 20발을 쐈다. 요나탄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의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 소속 알쿠드스 부대가 로켓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 방공시스템에 의해 요격됐고, 사상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시리아 내 이란군의 무기고, 보급 시설, 정보 센터 등 수십 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외신들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도 폭발음이 들리고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거의 모든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관영 매체 <사나> 통신은 이스라엘 미사일이 대부분 요격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자마자 중동의 철천지원수인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하며, 전면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이란군의 공격은 이스라엘군이 다마스쿠스 남쪽 키스와의 이란군 기지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이스라엘군은 8일 “시리아에서 이란의 비정상적 활동을 확인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무기와 로켓 발사대를 겨냥한 선제공격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불과 1시간 만이었다. <사나>는 “시리아 방공망이 이스라엘 미사일 2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지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 공격으로 시리아 정부군 5명을 포함해 최소 2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추가 행동에 격렬하게 대응하겠다”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번 충돌이 이스라엘이 개입한 1973년 욤키푸르 전쟁(4차 중동전쟁) 이후 시리아 땅에서 벌어진 최대 충돌이라고 전했다.

골란고원은 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사이의 ‘6일 전쟁’(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시리아한테 빼앗은 땅이다. 지금도 유엔 평화유지군이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란은 2011년 시리아 내전 개시 이후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약화되자 병력을 투입해 시리아 정부를 돕고 있다. 선제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스라엘이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란이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에 심각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 정세를 가를 다음 변수는 14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인정하며 대사관 이전 계획을 밝혔다. 중동 국가들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작은 충돌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란 핵협정의 또 다른 당사자들인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미국의 협상 파기로 인한 제재 조치를 저지하거나 효과를 차단할 법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미국은 다자간 관계와 우호 협력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프랑스·독일 외무장관은 다음주에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핵협정 유지 방안을 논의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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