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세력 실체파악 못해” 지적도 미국의 신문 체인 〈나이트 리더〉의 보도를 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새로 출범한 이라크 정부에 이라크 정보기구 관할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 이유는 새 정부가 이란과 유착돼 있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미 중앙정보국은 이라크 점령 전부터 망명세력 등을 중심으로 정보기구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관리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최근 물러난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맡아왔다. 그는 새 내각에서 아무런 자리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비밀경찰과 정보부, 민병조직 등을 장악하면서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라크 새 정부는 이를 주권침해로 규정해 항의하고 있지만, 미국은 시아파가 이끄는 이라크 지도부가 망명시절부터 이란 시아파 정부와 오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정보관할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라크 정부 안에서 벌어진 ‘바트당 세력 축출’ 논란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아흐메드 찰라비 부총리가 총괄하는 ‘바트당 세력 축출’작업은 후세인 정권에 협력했던 바트당 세력(대부분 수니파)들을 몰아낸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들이 바로 알라위 전 총리가 장악한 이라크 특수부대와 민병조직의 주력이라는 것이다.
〈아에프페통신〉 등을 보면 1만2천여명 규모로 추정되는 민병조직의 창설자는 후세인의 비밀정보기구 출신인 아드난 타벳, 비밀경찰 책임자는 수니파인 모하메드 압둘라 샤흐와니다. 미군이 저항공격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효율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저항세력 내부에는 외국인 무장세력, 옛 바트당 세력, 미군 점령에 반대해 순수하게 뛰어든 이들 등 다양한 세력이 있으나 최근 저항공격의 주축이 누구이고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미군이나 이라크 정부가 명확한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최근 이라크를 방문했던 미국 외교협회(CFR)의 레슬리 겔브 명예회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많은 미군 지휘관들과 이라크 관리들을 만났지만, 지난 몇달 동안 줄었던 저항공격이 왜 갑자기 폭발했는지, 다양한 저항그룹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지에 대해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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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일 대공습…저항도 완강 나흘째에도 차량폭탄등으로 70여명 사망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군이 북부 시리아와의 국경지대에서 외국에서 넘어오는 ‘테러리스트’ 근거지에 대한 대공세를 4일째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11일에도 저항공격으로 최소 71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2주 동안 저항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400여명에 이른다. 이날 사담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의 경찰서 근처 시장에서 자살차량폭탄이 터져 33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으며, 희생자들 대부분은 공사장 일용직 일자리를 얻기 위해 모여 있던 남부 출신 시아파 주민들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하위자의 한 신병모집센터에서도 자살폭탄 공격이 일어나 32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바그다드의 도라·만수르 지역 등에서도 3건의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 알 순나’는 이날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려 티그리트 공격은 “십자군의 노예와 첩자 노릇을 하는 배교자”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살폭탄 공격은 아니라고 주장해 이들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에이피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미군 중부 사령부는 11일에도 안바르주의 이라크-시리아 국경지대에서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마타도어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지금까지 미 해병 4명이 숨지고 100여명의 저항세력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 지역이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등 외국인 테러리스트의 주요 거점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지금까지 잡힌 저항세력의 차림새나 방언 등을 볼 때 이 정보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팔루자 대공습 때와는 달리 이번 공습에 대한 사진, 종군 보도 등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어 정확한 상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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