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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0 18:18 수정 : 2005.04.20 18:18

시아파 발끈…과도정부 벌써 삐걱
국방·내무장관 인선 놓고도 신경전
이라크 과도정부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와 국방·내무 장관 인선을 두고 내분을 보이는 등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총선 이후 60여일 만에 겨우 정부가 구성되면서 어느 정도 암시되긴 했지만 과거 후세인 정권을 이끌던 수니파와 현재 권력을 쥔 시아파, 쿠르드족의 종파·종족 갈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후세인 처리 문제=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집행에 반대하자, 그가 사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18일 <비비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 사형 집행 영장에 서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세계적으로 사형제가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며 “나와 부통령 2명이 함께 결정해야 하는데 나는 서명하지 않고 그들에게 넘기겠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반군 지도자 출신이자 법학자인 탈라바니는 후세인 정권 시절부터 사형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해 왔다.

이에 후세인 시절 수니파의 탄압을 받았던 시아파가 발끈하면서 이라크 지도부가 양분됐다고 <가디언> 등이 19일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 정국을 주도하는 시아파 정당연합인 통일이라크연맹(UIA) 대변인인 알리 알 다바그는 “내년에 시작될 특별 법정에서 후세인에게 사형이 선고된다면 통일이라크연맹은 만장일치로 찬성할 것”이라며 “법 결정에 따라야 할 대통령이 사형 집행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 국방·내무 장관 임명=이라크 제헌의회는 18일로 예정된 각료 선출을 또 미뤘다. 국방 장관과 내무 장관 등 요직을 둘러싸고 시아파와 수니파가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시아파 의원인 잘랄 알사퀴르는 “현재 치안·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다수가 후세인 시절 집권당인 바트당 출신”이라며 “이들이 수니파 저항세력에게 정보를 흘리고 있기 때문에 현재 치안·보안 담당자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내무 장관직뿐 아니라, 간부급 직원들도 수니파에게 맡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수니파는 “테러 책임을 수니파에게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과도정부가 수니파를 적대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최근 바그다드 남동부 도시 마딘에서 시아파 150명이 수니파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는 주장도 시아파의 ‘지나친 과장’으로 드러나면서 두 종파간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편, 이라크의 한 의원이 미군한테 수색을 이유로 수갑이 채워치는 등의 모욕을 당했다고 의회에서 눈물로 호소했다. 시아파 출신 파타 알셰이흐는 19일 의회에 출근하던 중 검문소에서 미군이 차를 세우더니 차를 발로 차고 자신의 손에 수갑을 채우고 목을 졸랐다며 “이는 이라크 국민이 선출한 의회 전체에 대한 모욕이며 또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가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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