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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4 16:16 수정 : 2019.11.15 02:32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터키 백악관 정상회담
러시아무기 구입 중지 압박했지만
에르도안 “새 페이지 열자” 원칙론
미국 언론들 “또 농락 당했다” 비판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손을 맞잡으며 덕담을 주고 받았지만, 말에는 뼈가 있었고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터키의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 트럼프 정부의 전격적인 시리아 철군과 쿠르드 동맹군에 대한 배신 논란, 기다렸다는 듯 남부 국경지대에 진군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전위부대였던 쿠르드민병대를 몰아낸 터키, 그에 대한 미국 의회의 반발,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미국 의회의 탄핵 조사… 복잡하고 민감한 현안들이 쌓인 가운데 열린 동맹국 회담에서, 미국과 터키의 두 정상은 겉으론 웃으며 속으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우리는 맨처음부터 오래도록 친구였으며 상대국을 잘 이해한다.(…) 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단한 팬”이라며 “이번 만남이 멋지고 생산적”이었다고 립서비스를 했다. 그러나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선 “터키가 에스(S)-400 방공 미사일처럼 정교한 러시아제 무기를 구입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심각한 도전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앞서 터키가 거듭된 사전 경고에도 러시아 미사일 배치를 강행하자 터키에 첨단 에프(F)-35 전투기 판매를 금지하고 전투기 공동생산 프로그램에서도 배제해버렸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우리는 건강한 토대 위에서 양국 관계를 더 심화시키고 새로운 페이지를 열자는데 합의했다”는 원칙적 발언으로 화답했다. 그는 나아가 “터키와 미국은 이슬람국가(IS)를 절멸시키고 시리아에 평화를 회복하는 데 협력할 수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미국이 가장 믿을 만한 파트너는 터키”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등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이 동석해, 터키의 러시아제 미사일 구입과 쿠르드족 탄압에 우려를 전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신들이 쿠르드족이라고 말하는 민주동맹당(PYD)이나 쿠르드민병대(YPG)는 (터키가 테러조직으로 찍은)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일 뿐”이라며, “오직 터키만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맞받았다.

미국 언론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했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이날 ‘에르도안은 어떻게 트럼프를 (또다시) 농락했나’라는 제목의 분석글을 실었다. “러시아 군사 장비 구매, 언론인 투옥, 시리아 침공, 시리아 내 터키 대리세력들의 전쟁범죄 등 에르도안의 명백한 조약 무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에르도안 칭송만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반면 “에르도안은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은 미국산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구매 여부를 놓고 트럼프를 계속 애타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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