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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7 18:19 수정 : 2005.01.17 18:19

20일 열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16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인부들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



“이라크 상황·사회보장 개혁 험난한 과제될것”
전문가·당 일부 전망…“초긴축 예산도 반발 커”

취임식(20일)을 며칠 앞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일로 매우 들떠 있다”고 말했다고 16일 이 신문이 전했다.

들뜬 그의 마음과는 달리, 집권 2기는 매우 험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국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들이 쌓여 있는 데다, 재선 대통령이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레임덕이 훨씬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집권 2기의 최우선 과제로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전세계에 자유를 확산하는 것, 그리고 국내적으론 사회보장 제도의 개혁과 재정적자 해소”를 꼽았다. 그의 지적대로 부시 2기 정부의 선결과제는 대외적으론 이라크 문제, 대내적으론 사회보장제도 개혁이 될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문제는 이 두가지 사안 모두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칼끝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 험난한 과제라는 점이다.

1월30일 치러지는 총선 이후 이라크 상황이 극적으로 나아지리라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총선 이후에도 상황이 지지부진하면 미군을 언제까지 수렁에 빠뜨려 둘 것이냐는 비판이 미 의회 내부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대외정책에 영향력이 큰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주장한 것은 보수진영에서도 미군 철수의 욕구가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더 위험한 양날의 칼이다. 일부에선 부시의 사회보장 개혁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패한 의료보험 개혁에 비유한다. 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워낙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누구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사회보장 제도에 일부 민영화를 도입하려는 부시의 정책은 민주당과 은퇴자협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칠 게 분명하다.

더욱 큰 문제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사회보장세(한국의 국민연금 부담금에 해당)의 일부를 개인 운용할 수 있게 하면, 국가의 사회보장 수입이 줄어들어 당장 은퇴자들의 연금수령액에 영향을 준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건 2006년 중간선거를 참패로 이끌 것”이라며 백악관에 반기를 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선 대통령이 집권당과 마찰을 빚는 건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차기 선거에 욕심 없이 자신의 업적을 생각하는 재선 대통령과, 다음 선거를 노리는 의원들의 계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벌써 공화당 의원들은 백악관의 말을 듣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한다.

부시 대통령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초긴축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말했지만, 당장 표를 생각해야 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이를 들어줄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노먼 온스테인 선임연구원은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을 다루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은 통상 빨리 오는 편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경우엔 불과 1년만에 레임덕이 올지 모른다는 전망을 일부 공화당 관계자들이 한다고 〈에이피통신〉은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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