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9.08 17:58 수정 : 2005.09.08 23:22

“무한경쟁 속 전우애 ‘새록’ 낙담 말고 끝까지 최선을” 엘지생활건강 새식구 이혜경씨

엘지생활건강 새식구 이혜령씨

1천명 가운데 10명. 9월1일부터 엘지생활건강의 새 식구가 된 이혜령(25)씨 역시 어렵다는 ‘취업고시’를 뚫은 새내기 직장인이다. 그가 통과한 관문은 모두 4차례의 현업 중심 시험들이다. 5월 초 학교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장의 현장면접으로 시작해, 브랜드 평가 보고서 발표장이었던 심층면접과 2박3일의 ‘마케팅 세미나’를 거쳤고, 최종시험이었던 4주간의 인턴생활을 마쳤다. 현재는 샴푸·치약 등을 담당하는 생활용품 사업부 더블리치 마케팅팀에서 일한다.

“원래 경영학을 전공했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었어요. 일본 어학연수 동안 우리나라와는 다른 다양한 상품 구색에 매료된 영향도 있었고요.”

엘지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채용에서 업무 분야별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을 새로 도입했다. 마케팅 세미나, 영업세일즈 스쿨, 디자인 공모전 등 전문분야별로 현업 보고서 작성과 팀워크 능력 등을 살펴 인턴사원을 뽑고 4주간 현장시험을 통과하면 최종 입사를 확정하는 방식이다.

“어학능력과 학교 성적은 입사가 확정될 때까지 제출하란 소리가 없었어요. 해당 분야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아이디어가 있는지를 본 거지요. 실제로 입사 동기 중엔 어학시험을 안 봐서 아직 성적이 없는 친구도 있어요.”

마케팅 분야는 1천명이 몰려든 5개 학교 취업설명회장에서 5~10분간의 임원면접을 거쳐 40명이 선발됐다. 두번째 관문은 엘지생활건강 브랜드의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한 한장짜리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 5명씩 심층면접장에 들어가면 우수한 보고서를 작성한 2명에게 3분 동안 보고서를 발표할 기회를 줬다. 나머지 역시 들러리는 아니어서 발표 내용에 대한 나름의 문제제기로 자신의 능력을 면접관에게 선보일 기회가 있었다.

“긴장감이 만만치 않아요.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거든요. 저희 5명은 당시에 4명이 붙고 1명이 떨어졌어요. 굉장히 말을 잘하는 분이셨는데, 나중에 들으니 지나치게 공격적인 화법이나 태도가 감점 요인이었다고 하더군요.” 지원자들은 ‘경쟁’과 ‘화합’이란 일견 상충하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했던 셈이다.

‘마케팅 세미나’는 2차 심층면접을 통과한 21명이 제주 신라호텔에서 합숙하며 2박3일 동안 진행됐다. 이때도 3명이 한조로 편성돼 7개조가 경쟁을 했다. 3개조는 화장품, 4개조는 생활용품을 맡아 브랜드 분석을 치열하게 되풀이했다.

“저희 조는 다행히 세 명 모두가 입사 동기가 됐어요. 셋이 같이 해야 하니 지칠 때까지 얘기하고 또 얘기해야 했지요. 이틀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했어요. 전우애 비슷한 게 생기더군요.”


14명이 함께했던 4주간의 인턴생활은 컨설턴트 생활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대학생 마케팅 대회 등에선 한참 지난 샘플 자료 정도밖에 접할 수 없는 반면, 현시점의 생생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탐구를 마음껏 해볼 기회였던 셈이다.

“쉽게 낙망할 필요는 없어요. 저희 심층면접 때 어떤 조는 사장님이 직접 ‘너희는 모두 떨어졌다’는 압박성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중엔 당당히 최종시험을 통과한 친구가 있답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