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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5 18:10 수정 : 2005.09.05 18:10

“유통과 웹 노하우 겸비해야 성공 햇살” 인터넷 창업가이드

인터넷 창업가이드


업계·전문가 좌담회

‘온라인 창업에는 철저한 준비와 창의력이 필수’

<한겨레>는 1일 ‘온라인 창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업계와 창업자,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온라인 창업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위험하다”며 창업자들의 냉철한 판단과 철저한 시장조사를 당부했다. 그들은 또 “정부 역시 오프라인 위주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온라인으로도 넓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도균 트레블메이트 대표이사, 류광진 지마켓 이마켓사업본부장, 이청종 후이즈 대표이사, 서정헌 중소기업청 중앙소상공인지원센터 팀장이 참석했다.

사회=인터넷 창업이 청년실업과 자영업 과잉 문제를 해결해 줄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분야 역시 과잉 경쟁과 양극화 등이 심해지고, 인터넷상 보안과 인증의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김도균 대표=온라인 쇼핑몰은 유통과 웹의 노하우를 겸비한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연 21살 여성이 매년 4억원씩 번다는 사례가 텔레비전에 소개되어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투잡스족이나 여가시간을 활용한 창업자가 쉽게 성공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정부와 기관의 규제 중심 마인드도 문제다. 카드결제 공인인증 받아라, 내년부터 현금결재시 에스크로 서비스는 의무사항이다 등의 규제가 정책의 대부분이다.

류광진 본부장=우리 회사에도 소자본으로 투잡스족을 꿈꾸는 이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도 자본화·대형화하고 있어 성공하기가 만만치 않다. 대형업체들과 경쟁하며 가격과 시간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란 매우 어렵다. 예컨데,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보다 유행이 한 달 빨라 벌써 가을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상공인이 공장에서 인기 물건을 제 때 빼오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니, 공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

이청종 대표=인터넷으로 거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기존 오프라인 소상공인이 많이 줄고 있다. 문제는 이들 힘없고 백없는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몰락하는 것이다. 앞으로 온라인 창업은 크게 두 집단으로 나뉘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하나는 청년실업자나 명퇴자 등이 디지털 창업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두번째는 기존 오프라인 소상공인이 온라인을 겸업해 온라인 때문에 줄어든 매출분을 보전하는 것이다.


서정헌 팀장=98년 중소기업청에서 소상공인지원센터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소상공인’이라는 단어는 생소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상공인의 중요성에 많이 눈을 뜬 상태다. 지난 5월 자영업 지원대책에도 소상공인 지원 부분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자영업 지원대책에 온라인 소상공인 부문이 미비하다는 지적은 인정한다. 자영업 지원대책에는 9개 부처가 참여했는데 중소기업청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허가 관련 부처였다. 또 소관부서간 협조가 복잡한 것도 사실이다. 부처예산의 탄력적 활용도 어렵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정보통신부의 5억원 예산으로 50만원까지 무료로 인터넷 창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미국·영국의 두배가 넘는 20% 수준이다. 온라인 창업 정책은 일자리 측면까지 연계해 나와야 한다.

전자상거래도 양극화
대형업체에 치일수도

이=청년 인터넷 창업과 관련해, 젊다고 무조건 패기로 뛰어들면 안된다. 정말 끼가 있고 뜻이 있는 사람만 와야 한다. 박봉이라도 최소 5년은 회사생활 등을 통해 경력을 쌓으라고 권장한다.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냐’고 반문하지만 실력만 있으면 늦어도 된다.

서=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구조 파악이 먼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뭐가 다르고, 각각 어떤 장점이 있는지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 창업하기 전에 그런 부분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기관이 나왔으면 한다.

이=준비된 사람, 성공 유형에 적합한 사람만 온라인 창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예비창업자들을 면담하다 보면 성공할 사람은 벌써 감이 온다. 자기 장점이 뭔지, 없으면 어떤 부분을 특화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류=성공 뿐 아니라 피해 사례도 열심히 분석해야 한다. 교육도 열심히 다녀야 한다.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강의를 최소 한달은 들어야 상품을 어떻게 들일지 감이 오는데, 한주 남짓 듣고 가버리는 이들이 많다.

김=한국인들 특유의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열정을 장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이들이 창업하고 실패하지만, 망한 다음에도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소상공인을 하다가 실패해서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도 구제 시스템이 없다.

이=정부 지원에서도 어느 정도의 가지치기는 필요하다. 제대로 될 사람에게 몰아줘야지 국민의 20%가 자영업자인데 다 지원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

김=일부 공감하지만 온라인 사업에 필요한 특질은 오프라인과 다르다. 오프라인은 섭외력·영업력, 술도 잘 마시고 큰 줄기 잡아내는 사람이 유리한 반면 온라인에서는 아이디어를 민첩하게 잘 잡아내고 기발한 도메인을 생각해내는 웹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20대 초반의 패션 감각이 있는 이들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기에 최적이라고 본다.

‘글발’·‘디자인발’ 필수
10년 갈 아이템 찾아야

이=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한달만에 인터넷 카페 회원 만명을 유치할 수 있는 사람은 온라인 창업에서도 무조건 성공한다.

사회=예비창업자들에 대한 조언과 온라인 상거래에 대한 전망, 희망을 정리해달라.

김=온라인 창업의 장점이 매우 크다. 온라인 거래는 불투명하고 음성적인 한국 유통시장에 새로운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직접 거래하는 공장에서 ‘꼬박꼬박 영수증 처리하고 어음거래 안하는 곳은 처음봤다’고 말하더라. 정부가 이런 긍정적인 부분에 주목해 달라. 창업자 입장에서는 소자본·투잡스족으로 여러 시험이 가능하다. 개인의 능력에 힘을 실어주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류=패션·악세서리 같은 경쟁이 심한 곳을 피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라고 말하고 싶다. 미국 이베이를 보면 당구대만 팔아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경쟁자도 별로 없고, 수입도 쏠쏠하다. 정부에게는 창업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이=온라인 창업에서는 ‘글발·말발·디자인발’이 맞아야 한다. 일단 창업하면 글을 설득력있고 재미있게, 오타 하나 없이 풍부하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창업에 앞서 철저한 준비와 교육은 기본이다. 인터넷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는 60대가 창업에 성공하기란 극히 힘들다.

서=소상공인지원센터는 내년 중소기업청에서 독립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콘텐츠의 질과 양이 사업의 핵심이라는 점과, 인터넷 시장은 어떤 분야보다 변화가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업체 주기가 6년이라는 통계가 나와있는데, 10년 버틸 아이템을 찾아야 성공하지 않겠는가. <끝> 정리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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