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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3 14:22 수정 : 2005.02.23 14:22

민간기업 직장인 공기업행 늘어
정년 보장, 자기 계발 여유 등이 강점

취업 포털업체 인크루트는 지난해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구직자 14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하고 싶은 기업’ 선호도 조사에서 27.4%가 공기업을 선택한 것. 외국계 기업(25.4%)이나 대기업(22.9%)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렸다. 대기업에 비해 공기업의 급여 수준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광석 인크루트 사장은 “채용시 학력이나 연령 차별이 적고 고용 안정성이 높은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 권고에 따라 연령제한을 폐지한 공기업이 늘면서 이런 분위기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만 37살의 늦깎이 신입사원을 배출시킨 한국관광공사의 김진세 인재개발팀장은 “합격자 중 절반 가까이는 직장 경력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최근 1865명 동시채용에 나선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등 공기업 17곳도 학력 제한은 물론이고 연령 제한을 없앴다. 이들 중 일부 기업의 채용대행을 맡고 있는 인크루트 관계자는 “모 공기업의 경우 S그룹과 L그룹 출신도 100여명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한다. 일찌감치 대기업을 뛰쳐나와 공기업을 선택한 두 직장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김철민, 한화SNC→한국산업인력공단
“만성피로 없어졌어요”


“2002년 말에 회사가 명퇴를 실시하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어수선했죠. 나이 든 선배들이 재촉을 받는 걸 보면서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선배들이 회사를 떠날 무렵, 저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회사를 나와버렸어요.”

한국산업인력공단 전산실에 근무하는 김철민(31)씨는 1년여간 한화SNC에서 일하면서 만성피로에 시달려야 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꼬박 6개월을 밤낮 없이 매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회사가 명퇴까지 실시하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진 경우다.

물론 공기업행이 쉽지만은 않았다. 경력을 인정받고 옮길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단계의 시험전형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전산직 공무원에 도전할 생각이었지만, 이미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공기업으로 방향을 돌렸는데, 이번엔 토익점수가 발목을 잡더군요.”

지난해 2월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직장을 옮긴 뒤, 급여는 200만~300만원 정도 깎였지만 만족도는 훨씬 높아졌다. 김씨는 “전산직은 꾸준히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데, 사기업에선 그럴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는다. 주5일 근무를 하고 있는 현재는 전산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나 어학공부도 할 만한 여유가 생겼다.

김철민씨는 주변 친구들도 점차 공공부문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한다. “민간기업은 경쟁도 심하고 스트레스도 많다 보니, 일찌감치 안정적 일자리를 택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요.”

△홍준기, 한진중공업→한국관광공사
“1년간 시험준비 매달려”

지난해 6월 한국관광공사에 입사한 홍준기(30)씨는 복합관광레저도시추진팀에서 일한다. 기업도시의 복합관광단지 개발과 관련된 일이 그가 맡고 있는 업무다.

홍씨는 8개월간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업무에 대한 불만보다는 오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사기업의 분위기가 싫었던 것이, 그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가장 큰 이유였다. “공기업은 안정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공익에 위배되는 일은 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난 뒤엔, 우선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어엿한 대기업을 그만둔다는 게 처음엔 못마땅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나선, 1년간 도서관과 집을 오가며 시험 준비에 매달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나 수출입은행에선 면접까지 갔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공기업 입사를 준비한 지 딱 10개월이 지나니까 소화불량이 오더군요.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 거죠. 워낙 경쟁률이 높으니까요. 그래도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니고, 관련 부문 입사를 준비하는 동호회를 열심히 찾아다닌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홍씨 역시 공기업의 안정적인 분위기와 자기 계발이 용이하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대학을 다니는 후배들 사이에선 공기업 선호도가 더 뚜렷해졌더군요. 취업 선배들이 처음부터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에 입사하라고 권해주는 분위기니까요. 지지난해부터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정리 = 황보연 기자 hbyoun@economy21.co.kr


|공기업 취업전략|

△1차 관문인 필기시험에 철저히 대비하라
=공정성이 생명인 공기업 인사채용의 특성상 객관적으로 점수화할 수 있는 항목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로 영어, 상식, 전공, 논술 등이 필기시험에 포함된다.

△학점, 토익점수는 필수
=학점관리는 지원자의 성실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표의 하나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 전 학년 평균 B학점 이상으로 자격요건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토익점수 역시 커트라인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것.

△자격증을 취득하라
=국가기술자격법령에 의한 통신·정보처리 또는 사무관리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공인노무사 등의 자격증에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1~2점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가산점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상식을 쌓아라
=공기업 입사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상식시험이다. 평소 신문이나 잡지 하나 정도는 필독하면서 사회, 경제, 문화 전반의 주요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지원하는 업체와의 연관성이나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분석력을 함께 갖추고 있다면 훨씬 유리해진다.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토론하라
=최근 들어 면접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일반 기업의 추세를 따라가는 편. 집단토론으로 이루어지는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선 다른 구직자들과 함께 꾸준히 연습할 필요가 있다.

△공모전 참가 경험을 쌓아라
=공모전 수상자를 우대하는 기업도 있다. 대한주택공사 기술직은 대학생 주택설계 공모전 수상자를 우대하는 식이다. 가능한 많이 참가해 경험을 쌓아라.

△서류 제출에 소홀히 하지 말라
=취업보호 대상자와 자격증 취득자가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취업보호 대상자의 경우 필기시험의 각 과목별 득점에 각 과목별 만점의 10%의 가산점수가 주어진다. 자격증 사본 제출도 잊어선 안 된다. 입사지원서에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기재해도 사본이 없다면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 인크루트)

미래를 여는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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