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2 21:36
수정 : 2005.01.02 21:36
지난 한해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0.5% 상승하면서 895에 마감됐고, 코스닥은 15.2% 하락한 380에 마감됐다. 내수침체, 미국금리 인상, 고유가, 달러 약세라는 파고 속에서도 한국증시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여줬고, 상승 흐름을 회복하면서 한해를 정리했다.
2005년 증시는 지난해와 사뭇 다를 것이다. 달러 약세 지속과 저금리 환경, 국내 자본시장 육성의 필연성들은 위험회피를 더이상은 지속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처절할 정도의 위험회피 성향을 보여왔다. 기업은 과도한 투자를 자제하며, 금융기관은 안전성 위주로 자금을 운용했다. 벤처버블의 붕괴는 가계와 금융기관들을 위험이 적은 자산으로만 몰아갔다. 또 금리의 하향세와 부동산가격 폭등은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국채, 부동산에서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대부분의 금융자금들이 이에 안주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아래서는 지속되기 힘들다. 더구나 원화 절상과 저금리의 막바지 국면이라는 인식 속에서 더이상의 안전자산을 찾기가 어려워진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는 필연적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나친 위험회피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키우고, 그 결과 작은 자금의 흐름만으로도 증시가 쉽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시장참여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변화가 뚜렷해질 것이다. 올해는 토종 금융자본들도 서서히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정부도 직접 자본시장 육성에 발벗고 나서려는 움직임이다.
따라서 2005년 한국경제의 노정은 ‘위험이 단순한 회피 대상이 아니라 적절히 취하면서 관리해야 할 대상임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암울해 보이는 경제 상황임에도 증시를 낙관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위험 회피의 한계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제 홀대받던 주식이 서서히 주요 투자대상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화 절상이 지속되는 동안은 증권·은행·건설 등 내수주 중심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사람과 기업이 진정한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효진/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