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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5 20:04 수정 : 2019.12.26 02:40

12·16 대책 이후
강남 초고가 아파트 매도세 ‘뚝’
‘양도세 중과 면제’ 반응 미지근
“지금부터 호가 낮춰 내놓진 않아”

실수요자, 집값 하락 기대감 속
9억 미만 매물은 호가 상승세
전세가는 되레 매매가 추격 현상

내년 집값 조정 시각 우세하지만
서울 아파트값 1.2% 상승 전망도
“한시 면제 끝나는 2분기가 변곡점”

“시간이 가면 부동산 대책 영향이 있을 텐데 아직은 좋은 물건이 급매로 나오는 상황은 아니에요.”(서울 서초구 공인중개사)

“큰 변동은 없죠. 파는 쪽이 급하진 않으니까 값을 내리지 않고 사려는 사람도 지켜보고 있는 거고.”(노원구 공인중개사)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난 서울 주택시장 상황은 ‘관망’ ‘눈치 보기’라는 용어로 요약할 수 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전격적으로 내놓은 ‘12·16 대책’의 효능은 해가 바뀐 뒤에 검증될 전망이다.

■ 급매물은 있지만 잔뜩 웅크린 강남

서울 강남권의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매물의 시세 변동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연말 안 매수를 조건으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있기는 하다. 28억5천만원에 나온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27억원으로 호가를 낮췄다. 반포자이 84㎡도 27억원짜리 매물이 나왔지만 이것도 올해 안에 잔금을 치르는 게 조건이다. 모두 올해 안에 끝나는 장기 보유 특별공제를 받기 위한 급매물들이다. 1주택자의 경우 주택 매매가격이 9억원을 넘기는 부분에 대해선 보유 기간 1년 단위로 8%씩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9·13 대책에 따라 내년부터는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이 추가된다. 의무거주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공제율은 연 2%, 최대 30%로 확 떨어진다. 최근 일부 초고가 아파트의 호가 하락은 9·13 대책의 효과인 셈이다. 서울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2·16 대책으로 내년 6월까지 양도세 중과가 면제되니 다주택자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다. 강남의 좋은 매물을 지금부터 낮춰서 내놓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9억원 미만 ‘관심’…전셋값은 매맷값 추격 중

집을 사려는 사람들도 집값 하락을 기대하며 눈치싸움에 돌입했지만 12·16 대책의 칼날을 피해 간 9억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의 공인중개사는 “9억원 이상 아파트는 문의가 끊겼는데 9억원 아래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7억4천만원에 나왔던 남가좌동 디엠시(DMC)센트레빌 86㎡ 매물은 집주인이 최근 호가를 1천만원 올렸다. 8억원에서 10억원 사이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도 상승 기대감이 존재한다. 이곳의 한 중개사는 “지금은 보합 상태이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10억원 이하 매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엔 이 가격대 아파트는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매는 잠잠하지만 전세는 새 학기를 앞둔 성수기에 물량 부족이 겹치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의 공인중개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최근 한달 새 5천만원에서 1억원이 올라 84㎡가 8억5천만원까지 오르고 있다. 매물도 적어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에서 가격 선도 아파트로 꼽히는 남가좌동 디엠시파크뷰자이 84㎡도 6억원 미만이었던 전세가 6억3천만원까지 올랐다. 학원 중심지인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도 예년보다 물량이 적어 전셋값이 오름세다. 12·16 대책에 따라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서울 집값, 내년에 잡힐까

12·16 대책의 효과가 나타날 내년 초께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 시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9·13 대책 때도 11월부터 집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동산 종합 대책 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1~2개월의 시차를 보인다”며 “원래 집값 변동성이 떨어지는 연말연시가 지난 뒤 내년 초에 가격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집값 상승세가 멈추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5일 ‘2020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서울 거주를 원하는 만성적인 대기수요와 공급부족 심리 △학군 수요 집중 △유동성 과잉 등 잠재된 상승압력 요인 탓에 내년 서울 아파트값이 1.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가 끝나는 내년 2분기를 “2020년의 변곡점”으로 꼽았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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