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고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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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아파트값 거침없이 뛰는 서울
24주 연속 가격상승 속 거래 위축
한달만에 1만350건→3656건으로
‘집값 너무 올라’ 경계심리 확산에
집주인들은 “더 오를것” 매물 회수
공급부족 탓 신축 위주 상승 기대
그래픽_고윤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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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보유세 늘리면서, 양도세 한시 인하도 고려할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거래 숨통’ 방안
집주인들 양도세 부담 커지자
매도 대신 증여 등 우회로 택해
“임대업 세제 혜택 축소도 필요” 최근 국세청의 2019년도 종합부동산세 부과 이후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되고는 있지만 서울 아파트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지난 7월부터 다섯달 연속 서울 아파트값을 밀어올린 과잉 유동성,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수요자 불안심리 등이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부동산시장에 몰린 과잉 유동성 때문으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주식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이렇다 할 대체 투자처도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함께 주택시장을 덮친 주택 공급량 감소 및 집값 상승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인지도 집값 향방의 열쇠다. 정부는 지난 7월 신규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주택 집값의 연쇄상승 고리를 끊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확대 방침을 밝히고 지난달 실제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분양가상한제 → 공급 감소 →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되고 실수요자들까지 덩달아 급히 매수에 뛰어들면서 집값이 올랐다. 이 때문에 시장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가 나오지 않는 한 공급 부족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덜어내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최근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총회를 열고 내년 초 일반분양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꽉 막혔던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에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둔촌주공은 총 1만2천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5천여가구로,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한때 후분양 전환까지 검토했던 단지다. 이런 상징성이 있는 둔촌주공의 조기 분양 결정에 따라 그동안 일반분양 여부를 고민하던 상한제 적용 지역 서울 27개 동의 재개발·재건축 단지 20여곳이 잇따라 일반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더블유엠(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달부터 서울 재개발·재건축 분양물량이 늘어나면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는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수요에 비해선 턱없이 공급 물량이 부족한 데다 청약 가점이 높은 중장년층 외 30대 등 젊은층의 당첨은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아파트값 안정으로 곧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집값 상승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정책에 따라 내년 보유세 부담이 올해보다 더 늘어나면 수요자들의 고가주택 구입이 신중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주택 수요자로선 내년도 공시가격을 확인하고 보유세 부담까지 고려해 매입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고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6월1일 이후로 매입을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유세 증가분보다 집값 상승폭이 훨씬 큰 데다 다주택 집주인은 높은 양도소득세(조정대상지역 최고세율 50~60%)를 부담하면서 주택을 처분하기보다 가족간 증여를 선택하는 게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이에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대신 양도세는 한시적으로 인하해 주택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과)는 “2017년 ‘8·2대책’에서 양도세를 강화한 정부로선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비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한시적인 조처로는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매도자 누구에게나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무주택자나 이사 목적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 매각하는 경우에 한해 감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매물 잠김’ 현상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임대주택 등록제와 관련해선,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축소해 사업자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전월세를 놓고 있는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임대차 시장 안정 효과가 있는 대신 임대 의무기간인 4~8년 동안은 매물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서울의 경우 전체 주택 370만호의 12.7% 가량인 47만호가 임대주택으로 등록돼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매도 대신 증여 등 우회로 택해
“임대업 세제 혜택 축소도 필요” 최근 국세청의 2019년도 종합부동산세 부과 이후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되고는 있지만 서울 아파트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지난 7월부터 다섯달 연속 서울 아파트값을 밀어올린 과잉 유동성,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수요자 불안심리 등이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부동산시장에 몰린 과잉 유동성 때문으로, 당분간 이런 흐름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주식시장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이렇다 할 대체 투자처도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함께 주택시장을 덮친 주택 공급량 감소 및 집값 상승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인지도 집값 향방의 열쇠다. 정부는 지난 7월 신규 아파트 분양가와 기존 주택 집값의 연쇄상승 고리를 끊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확대 방침을 밝히고 지난달 실제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분양가상한제 → 공급 감소 →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되고 실수요자들까지 덩달아 급히 매수에 뛰어들면서 집값이 올랐다. 이 때문에 시장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가 나오지 않는 한 공급 부족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덜어내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최근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총회를 열고 내년 초 일반분양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꽉 막혔던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에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둔촌주공은 총 1만2천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5천여가구로,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한때 후분양 전환까지 검토했던 단지다. 이런 상징성이 있는 둔촌주공의 조기 분양 결정에 따라 그동안 일반분양 여부를 고민하던 상한제 적용 지역 서울 27개 동의 재개발·재건축 단지 20여곳이 잇따라 일반분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더블유엠(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달부터 서울 재개발·재건축 분양물량이 늘어나면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는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수요에 비해선 턱없이 공급 물량이 부족한 데다 청약 가점이 높은 중장년층 외 30대 등 젊은층의 당첨은 사실상 불가능한 탓에 아파트값 안정으로 곧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집값 상승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정책에 따라 내년 보유세 부담이 올해보다 더 늘어나면 수요자들의 고가주택 구입이 신중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주택 수요자로선 내년도 공시가격을 확인하고 보유세 부담까지 고려해 매입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고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6월1일 이후로 매입을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유세 증가분보다 집값 상승폭이 훨씬 큰 데다 다주택 집주인은 높은 양도소득세(조정대상지역 최고세율 50~60%)를 부담하면서 주택을 처분하기보다 가족간 증여를 선택하는 게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진단이다. 이에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대신 양도세는 한시적으로 인하해 주택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과)는 “2017년 ‘8·2대책’에서 양도세를 강화한 정부로선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비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한시적인 조처로는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매도자 누구에게나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무주택자나 이사 목적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 매각하는 경우에 한해 감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매물 잠김’ 현상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임대주택 등록제와 관련해선,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축소해 사업자 증가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전월세를 놓고 있는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임대차 시장 안정 효과가 있는 대신 임대 의무기간인 4~8년 동안은 매물로 나오지 못하게 된다. 서울의 경우 전체 주택 370만호의 12.7% 가량인 47만호가 임대주택으로 등록돼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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