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왕십리·청량리, 아파트촌 뉴타운 겨냥
신촌·용산, 패션·전자 내세워 젊은층 공략
임대료 비싸 투자땐 예상매출 등 따져봐야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하는 정아무개(40) 차장은 외부 손님과의 식사 모임 등 약속 장소로 인근 서울역사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서울역사는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데다, 교통·주차도 편리해 만남의 장소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철도 역사들이 단순히 역사 기능만 갖추고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최신식 건물이 들어서면서, 쇼핑·문화·여가 기능을 갖춘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완공된 용산 민자역사를 비롯해 창동역, 청량리역, 왕십리역, 신촌역, 노량진역 등 6곳이 복합 상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민자역사들은 역사 특유의 뛰어난 접근성과 많은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지역 상권을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여러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인 데다 부대시설도 많아 다양한 고객을 불러모으는 ‘집객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노량진역을 뺀 5곳 민자역사 사업자들은 역사 안 상가를 임대로 공급하고 있다. ■ 민자역사도 특성은 제각각 =민자역사 복합 상가는 저마다 입지에 따른 특성이 제각각이다. 아파트 밀집지역을 배후로 한 생활 밀착형 복합 상가가 있는 반면, 패션이나 전자 등 전문상가를 중심으로 하는 곳도 있다. 또 뉴타운이나 균형발전촉진지구 등 지역 개발의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곳도 있다. 국철과 서울지하철 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은 복합상가 ‘투비스타’로 개발되고 있다. 주변에 창동, 중계동, 쌍문동 등 아파트촌이 밀집해 있는 게 특징이다. 배후 주거 인구는 약 40만명, 하루 유동인구는 12만명 선으로, 지역 주민들의 쇼핑·문화 생활 중심지 구실이 기대된다. 왕십리역은 연면적 2만6천여평의 복합상가 ‘비트플렉스’로 개발 중이다. 역을 중심으로 왕십리 뉴타운이 들어서고 있고, 지하철 2·5호선, 국철,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환승하는 곳으로, 앞으로 지역 상권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청량리역은 백화점과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갖춘 관광·레저형 교통중심지로 개발되고 있다. 청량리역 일대는 지난해 답십리·전농동 뉴타운을 끼고 있는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데다,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올해 말 중앙선(청량리~덕소), 오는 2009년 경춘선(청량리~춘천)의 복선 전철화가 완료되면 청량리역의 하루 유동인구는 현재 17만명에서 24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의선 신촌역은 패션 전문인 ‘밀리오레’ 상가로 개발된다. 신촌 상권의 주요 고객인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용산 민자역사 ‘스페이스9’는 전자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의 전자쇼핑몰은 인근 용산 전자상가와 경쟁 관계에 있는데, 사업자인 현대역사 쪽은 ‘강북의 코엑스몰’로 꾸며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 영화관, 이벤트시설 많아 =민자역사는 대부분 유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건물 안에 복합상영관, 체육시설 등 부대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창동역사는 9개 영화관으로 구성된 복합상영관과 함께 옥상광장, 이벤트홀, 체육시설 등을 조성한다. 500여평 규모의 드라마 ‘슬픈연가’의 테마공간 등 상설 이벤트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분양 중인 상가는 전자, 의류, 잡화 등 1800여개 점포다. 김용선 창동역사 기획실장은 “지역밀착형 마케팅을 통해 쇼핑, 오락, 먹거리 등 다양한 시설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상권이 조기에 활성화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십리역에는 역사 주위에 2km의 ‘걷고 싶은 거리’가 조성되고, 돔 형태의 실내 골프장과 건강관리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연면적 1만여평 규모의 ‘이마트’와 3천평 규모 복합상영관의 입점이 확정돼 있다. 청량리 민자역사는 롯데백화점과 할인점, 복합상영관, 식당가 등이 들어선다. 경의선 신촌역도 영화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투자 때 주의 사항 =민자역사 상가에 투자할 때는 꼼꼼한 점검이 필수적이다. 먼저 주변 상가의 매출액, 상가 임대료 수준을 파악해 민자역사 상가의 임대가격이 적정한지 살펴봐야 한다. 민자역사 상가는 임대기간이 15~30년으로 길다는 점 때문에 임대가격은 일반 상가보다 높은 편이다. 창동역사의 경우 평당 임대료(전세)는 최저 1200만원선이다. 또 민자역사 상가의 업종 구성이 주변 상권과 겹치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근 상가와 업종이 중복되거나 민자역사 안에서도 같은 업종이 너무 많으면 고객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최민성 델코컨설팅 사장은 “충분한 조사를 거쳐 상가의 객단가(고객 1명당 소비액)와 매출액 등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창동이나 왕십리 민자역사의 경우 각각의 입지적인 장점을 활용하면 상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90002%%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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