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경기땅값 큰 폭 상승…서울은 평균 이하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1990년 이후 최대 수준인 평균 26.25% 올랐다. 이는 부동산 투기 열풍이 거셌던 지난해 상승률(19.56%)보다도 6.6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특히 경기도와 충청권 등 개발압력이 거센 지역의 땅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은 전국 2800만필지의 개별공시지가 상승으로 이어져, 앞으로 취득·등록세와 토지분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 어디가 많이 올랐나?=땅값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은 새 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됐던 충청권과 택지개발사업이 활발한 경기도다. 충청권에서는 충남 아산(64.89%)의 상승률이 컸는데 이는 아산새도시 건설과 고속철도 개통이 땅값 상승에 한몫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행정중심 복합도시가 들어설 연기(59.35%)와 공주(49.94%)도 많이 올랐고 천안(55.47%)도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도에서는 화성(76.18%), 김포(60.60%), 파주(58.70%) 등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지역들의 지가가 대부분 크게 올랐다. 또 파주 새도시 개발에 따른 대토용지로 각광받은 연천군(123.14%)이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수원 팔달구(19.99%)는 이의 새도시 개발로, 성남 분당구(28.73%)는 판교 새도시 개발 영향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승률이 컸다. 서울은 평균 상승률이 11.28%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았는데, 미군기지 이전과 고속철도 개통 등 각종 호재가 집중된 용산(19.27%)이 가장 많이 올랐다. 용도지역별로 상승률을 보면, △관리지역 38.43% △농림지역 30.92% △자연환경보전지 29.95% △녹지지역 28.33% 올랐다. 지목별로는 △밭 34.38% △논 33.25% △임야 25.22% △공장용지 18.15% △대지 9.37%의 차례로 상승률이 높았다. ■ 어떤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나?=표준지 공시지가가 인상됨에 따라 이를 토대로 산출되는 개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매겨질 각종 세금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취득·등록세와 양도세, 재산세가 모두 오르며, 특히 토지분 재산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상된 공시지가는 6월1일 이후부터 적용된다.
우선 취득·등록세는 세율을 내리지 않을 경우 20% 안팎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지를 취득할 때 내는 취득·등록세는 과표의 4.6%인데, 나대지와 전답, 임야 등은 공시지가가 올해까지 과표로 사용되며, 내년부터는 실거래가격으로 바뀌게 된다. 공시지가 상승으로 올해 10월에 부과될 토지분 재산세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올해 개별 공시지가가 예년보다 한달 앞당겨진 5월31일 고시됨에 따라 토지분 재산세가 올해 공시지가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고시일이 과세기준일(6월1일)보다 늦어 전년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됐다. 또 공시지가가 오르면 올해부터 새로 도입되는 종합부동산세(나대지, 공시지가 6억원 이상) 부과 대상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올해 재산세 인상 폭을 지난해 납부금액의 50%로 제한했기 때문에, 땅부자라도 세금 부담이 급증하지는 않게 된다. 양도세는 공시지가 상승률 이상으로 세금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500㎡짜리 땅을 ㎡당 1만4000원(공시지가 기준)에 취득해 2만원에 양도했다면, 지금은 양도세가 2만6천원 정도지만 6월부터는 20만원으로 7.7배 가량 오른다. 하지만 토지투기지역(전국 40곳)의 경우는 이미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가 부과되고 있어 추가 부담이 생기지 않는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기사공유하기